오늘도 엄마에게 쓸 편지를 썼다 지웠다 반복한다.
전화를 누르려던 손가락은 뱅글뱅글 같은자리를 돌기만 한다.
엄마는 또 바쁘겠지.
엄마는 또 심술이 나있겠지.
그만 전화기를 내려놓는다.
엄마와 나는
서로를 너무도 사랑해서
그만 서로의 감옥이 되어버렸다는 것을
엄마는 알까.
엄마는
나 때문에 먹고 싶은 것도 못 먹고
사고 싶은 것도 못 샀다고 말하지만,
나도
엄마 때문에 하고 싶은 걸 못 했고
사랑하는 것을
대놓고 마음껏 사랑하지 못했다는 걸
엄마는 알까.
엄마는 알까.
엄마의 몸이
나의 땅이었다는 것을.
엄마는 알까.
엄마의 마음이
나의 하늘이었다는 것을.
엄마는 알까.
그래서 지금
나의 우주가
천천히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나는 알까.
나의 어리광이
엄마의 젊음을 삼켜버렸다는 것을.
나는 알까.
내 얼굴의 그늘을 세며
삼십 년, 겹겹이 커지는 마음의 혹을 짊어졌을
엄마의 버거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