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과 함께,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청주 카페 투어 마지막 날은, 강아지 동동이와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끌어당김의 법칙이 통한 걸까? 저장해 둔 곳들을 둘러보다가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카페를 발견했다.
심지어 테라스뿐 아니라 실내 공간까지 가능하다고! 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이곳은 프렌치토스트와 형형색색의 오브제 인테리어가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전원주택을 개조한 구조에, 화이트톤 외관과 아담한 잔디 정원이 함께한다. ‘어떤 귀여운 소품들이 또 있을까?’ 기대를 안고 향했다.
하지만 가는 길은 심상치 않았다. 청주 주택 단지 쪽에 위치해 주차가 예상보다 까다로웠다. 가게 앞에 3대까지 주차 가능하다고 했지만 방향을 잘못 들은 건지 앞에 세울 수 없었고, 크게 돌아 멀리 주차해야 했다. 공영주차장이 있다고는 했지만, 네비게이션 문제로 찾지 못했다.
땡볕을 뚫고 동동이와 함께 걷고 또 걸어 드디어 도착했는데, 쇼케이스가 텅 비어 있었다. 약간의 불안감을 억누르고, “지금 타르트는 없는 건가요?”로 조심스럽게 대화를 시작했다. 왜 언제나 이런 촉은 잘 맞는 걸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전에 단체 주문이 들어와 모든 타르트가 나갔다고 한다. 그래… 단체 주문은 좋은 일이지.
에그, 말차, 티라미수—특히 이게 가장 궁금했는데—까지. 타르트 메뉴가 워낙 다양해서 기대가 컸던 탓에 아쉬움이 남았다. 망고 타르트와 음료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았다. 매장 안은 사람이 많지 않았고, 공간이 분리되어 있어 조용하고 쾌적했다.
하지만 이곳의 진짜 포인트는 곳곳에 놓인 소품들이다. 한쪽은 우드톤 라탄 스타일, 다른 쪽은 쨍한 색감의 테이블과 의자. 지나가는 길목엔 단독 쇼파와 헤드셋, 핑크색 변기가 있는 화장실까지. 어디 하나 신경 쓰지 않은 곳이 없다. 꼭 잘 꾸며진 편집샵을 구경하는 기분이었다. 특히 화사한 분위기의 화장실은 ‘어떻게 만들었을까?’ 싶을 만큼 인상 깊었다.
주문한 메뉴를 스태프 분이 직접 가져다주셨고, 동동이를 보시곤 전용 쿠션과 물이 필요하냐고 물어봐 주셨다. 기대하지 않았던 따뜻함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는 찰나에, 소량의 간식까지 챙겨주셨다. 소소하지만 마음 써주어 참 고마운 순간. 쿠션 위에서 간식을 먹는 동동이를 보며, 한결 안심이 되었다.
망고 타르트는 금세 사라졌다. 크지는 않았지만 더운 날에 상큼한 디저트가 숭덩숭덩 들어갔다. 얼마 후, 강아지 두 마리를 데리고 온 커플도 들어왔다. ‘오팻’이라는 이름처럼,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이들에게 딱 맞는 공간이다. 일반적인 ‘강아지카페’처럼 강아지들이 뛰어다니지 않아 조용한 편이고, 책을 읽거나 간단한 작업을 하기에도 좋다. 가게 옆에는 놀이터도 있어 가볍게 산책시키기에도 알맞다.
사실 주차가 쉬운 편은 아니라 자주 갈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다음번엔 꼭 타르트 메뉴들을 전부 맛보고 싶다. 동동이와 함께 나들이하는 일이 마냥 쉽지만은 않지만, 그럼에도 참 행복하다. 참고로 동동이는 내가 키우는 강아지는 아니다. 아무렴 어때. 반려동물과 함께 조용하고 따뜻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