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공간이 주는 리프레쉬가 필요한 순간
강릉 해변 앞에 신라 호텔이 들어온다니! 정식 오픈 전부터 눈에 띄던 홍보 사진들과 영상들이 신상 호텔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다. 정확히 말하자면 신라 호텔이 아니라 같은 계열의 신라 모노그램 호텔&레지던스였는데, 아직 우리나라에 모노그램이 없었기 때문에 실제로 어떤 분위기일지 감이 오지 않았다. 최근 다녀온 쏠비치가 아쉬움이 많았던 터라 이번에는 최대한 기대하지 말자라는 마음으로 방문했다. 내가 다녀온 곳은 레지던스였고 정식 오픈 전 시숙권을 통해 다녀왔는데, 협찬이 아니라 신라 측에서 오픈 이벤트로 신라스테이 1박을 구매하면 모노그램 시숙권을 제공하는 행사였다. (이전에 올린 동탄 신라 스테이는 이 이벤트를 위해 다녀온 것이나 다름없다.)
보통 차를 타고 움직이는데 이번에는 처음으로 버스를 이용해 약 3시간 만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멀게 느껴지지 않았다. 강릉에 왔으니 두부가 들어간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콩 감자탕이라는 메뉴를 파는 식당에 방문했고, 약간의 웨이팅 후 들어갔지만 비지찌개류를 좋아하지 않는 내 입맛에는 아쉬움이 커 특별히 추천하고 싶지는 않았다.
식사 후 택시를 타고 모노그램으로 이동했는데 멀리서 본 외관은 으리으리했다. 3개 동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빼곡하고 높게 이어진 외관은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감탄과 함께 1층 로비로 들어가니 직원의 안내와 매우 높은 천장고가 나를 반겨주었다. 그렇게 로비부터 건물 구석구석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밝으면서도 따뜻한 분위기의 우드톤과 화이트 톤의 조합으로 전반적으로 밝은 인상을 준다. 로비 옆쪽으로는 조식당, 저녁을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이 있었고, 좌측으로는 야외 수영장을 볼 수 있다. 이 점이 참 특이한데, 차차 설명해 보겠다.
복도를 따라가면 조금 뜬근 없지만 작은 와인 전문샵이 나오는데, 1만 원대부터 고가 라인까지 준비되어 있어 가볍게 분위기를 내기 좋아 보인다. 끝까지 걸어가니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었고 그 아래로 무인 편의점, 빨래방, 외부 연결 통로가 이어져 있었는데 바다로 바로 나가는 길과 발을 씻을 수 있는 호스까지 준비되어 있어 꽤 인상적이었다. 2층에는 컨시어지, 스파, 헬스장, 곧 오픈할 소품샵 공간이 있는데, 헬스장이 유산소 존과 근력 존으로 분리되어 있는 점 외에 특별한 점은 없었다. 다만 연결되는 복도 구조가 길고 단조로워 걸을 때 다소 답답함이 느껴지고, 동선이 좋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
레지던스 호텔은 23층까지 있고 우리는 9층 파인오션뷰 객실을 배정 받았다. 소나무 뷰와 오션 뷰가 같이 보이는 뷰라고 설명해주어 하프 오션뷰 정도를 생각하고 객실에 들어갔다. 근데 웬걸! 들어가자마자 반 투명 커튼 사이로 보이는 시원한 바다뷰에 감탄했다. 그야말로 완벽한 뷰였다. 사실 바다만 덩그러니 보이는 뷰는 약간 심심하기도 한데, 푸릇푸릇한 소나무와 같이 있으니 정말 아름다웠다. 게다가 강릉 바다 물 색깔이 이렇게나 아름다웠던지.. 뷰만 바라봐도 행복할 지경이였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다. 작게 마련되어 있는 테라스에 나가보니 아래로 보이는 야외 수영장이 마치 호주 유명 수영장을 연상시킬 만큼 이국적이었다. 직사각형 풀, 커다란 미디어 전광판, 풀사이드 베드까지 기대를 내려놓고 왔음에도 감탄을 멈출 수 없었다.
객실 내부도 만족스러웠다. 작은 싱크대와 인덕션(작동 시킬순 없지만), 커피머신, 와인잔, 전자레인지까지 갖춰져 있었고, 커다란 쇼파와 테이블, 욕조가 있는 분리형 화장실, 더블 침대 1개와 아이와 함께하기 좋은 사이드 침대까지 모두 고급스러웠다. 어매니티가 유독 기억에 남는데, 많은 호텔에서 향은 좋아도 기능이 좋지 않은 경우들이 많다. 특히 트리트먼트. 하지만 프리야 어매니티는 트리트먼트까지 너무 좋아 다음날 결국 바로 장바구니에 담아버렸다. 심지어 성분도 천연 성분이라 모노그램에 간다면 꼭 사용해 보길 바란다.
여러 가지 모먼트들에 반해 아주 만족스러워하며 수영장을 구경하러 나갔다. 미리 말하자면 시숙 기간에는 레지던스 호텔 수영장과 호텔 수영장을 교차로 이용할 수 있었는데, 추후에 문의해보니 정식 오픈 이후에는 교차 이용이 어렵다고 한다. 이 점은 아주 중요한 포인트라 마지막에 다시 한번 설명해 보려 한다.
먼저 레지던스 호텔의 수영장으로 갔다. 근데 여기서 동선이 조금 꼬인다. 로비부터 객실 엘리베이터로 이어지는 통로는 앞서 말했던 좁은 복도 단 1개인데, 야외 수영장 인포메이션이 메인 로비 바로 옆 쪽에 있다. 이 말인즉, 체크인하는 고객과 수영장 이용 고객의 동선이 모두 겹친다는 것이다.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점은 수영복이나 가운을 걸친 상태로 많은 사람들을 지나쳐 가야 한다는 점과 1층 엘리베이터를 내리는 순간부터 물이 뚝뚝 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전자의 문제는 그러려니 할 수 있지만, 후자의 문제 같은 경우 위험 요소가 따른다. 실제로 별 생각 없이 발을 내딛었다가 미끄러질 뻔했다. 계속 바닥을 닦아주시는 분도 계시는데, 복도가 넓지 않다 보니 오고가며 부딪히는게 그다지 쾌적한 느낌이 들진 않는다. 꼭 로비를 거쳐 수영장으로 가야만 하는 동선을 만들어야 했을지, 개인적으로 참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야외 수영장은 정말 예뻤다. 중간중간 나무를 심어 놓아 흔히 말하는 ‘감성 숙소’에서 볼법한 예쁜 수영장이었고, 객실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풀사이드바가 있었는데, 그 앞쪽으로 성인 전용풀을 마련해 두어 굉장히 이국적이다. 수영을 하기 위한 풀은 아니고, 수영장 벽 일부분을 투명하게 만들어 사진 찍기 좋은 스팟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앞쪽으로는 식사하는 사람을 위한 쇼파와 테이블도 있어 먹고 마시며 수영장을 즐기기 더할 나위 없다.
하지만 수영장 크기가 너무 작았다. 23층짜리 두 동 규모에 비하면 턱없이 작아 시숙 기간임에도 붐볐고, 정식 오픈 후 별도 요금을 받는다면 만족도가 떨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2층에는 인피니티풀이, 사우나 옆에는 [스파 파빌리온]-자쿠지와 실내 풀 같은 공간- 이 있는데, 이 역시 크기가 참 작다.
무엇보다 하이라이트는 사우나 시설이다. 사우나는 탕이 없는 샤워 부스형으로 부스가 고작 5개(남자 사우나는 3개)에 불과했다. 난 마감 시간에 가서 어쩔 수 없이 기다렸다가 씻는 상황이 발생했으나, 마감 시간을 떠나 숫자만 봐도 절대적으로 작은 갯수이다. 게다가 사우나 공간 자체도 매우 작아 이용하는데 전혀 쾌적하지 않다. 크기 대비 수영장 이용 공간 전체를 왜 그렇게 작게 만들었는지 아주 큰 아쉬움과 의문이 남는다.
다음으로는 호텔 수영장을 구경하러 갔다. 호텔과 레지던스는 내부로 이어지는 통로가 따로 없어 밖으로 나가 이동해야 한다. 외부 공간에도 작은 분수와 테라스 좌석들이 있어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 호텔 수영장은 좀 다르겠지? 하는 마음으로 들어갔는데, 확연히 다르다. 인피니티 풀 구조로 소나무 뷰와 바다가 동시에 보였고 규모도 훨씬 크며 시원했다. 가장 안쪽 자리에는 바와 연결되어 있어 음식을 시켜 먹을 수도 있다. 다만 여기도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바로 선베드이다. 선베드가 적당히 마련되어 있기는 하지만, 마찬가지로 규모 대비 부족해 보였다. 나중에 나오며 물어보니 선베드는 예약제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미리 예약까지 해야하는 조금 번거로운 상황이 예상된다.
물놀이를 마치고 아주 허기진 상태로 레지던스 호텔 1층의 저녁 식사 공간으로 향했다. 치킨(34,000원)과 피자(25,000원)를 주문했는데 맛과 가격 모두 나쁘지 않았지만 양은 조금 아쉬웠다. 만족스럽게 식사는 마쳤으나 강릉에는 워낙 먹거리가 많으니 다른 선택지들을 조금 더 추천하는 바이다.
다음 날 조식 역시 같은 공간에서 진행됐는데 9시쯤 내려가니 약간의 대기가 있었다. 정식 오픈 이후에 간다면 여유롭게 가는게 좋을듯 하다. 메뉴 수는 많지 않았지만 베이커리류가 눈에 띄었다. 신라 호텔 계열이 베이커리류가 정말 맛있다는 평이 많아 큰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모두가 그 소식을 들었는지 종류별로 있던 빵이 정말 빠르게 사라지는 것이다! 결국 한 접시 가득 빵을 담아 미리 가져다 두었다. 개인적으로 소금빵을 좋아해 가장 기대했는데, 결국 소금빵은 리필되지 않아 먹어 볼 수 없었다. 아쉽지만, 확실히 일반적인 호텔 조식에 비해 전반적으로 베이커리 퀄리티가 좋아 만족스러웠다. 주위를 둘러보니 대부분 빵을 드시고 계셨다. 새삼스럽지만 우리 나라 사람들은 빵 소비를 정말 많이 하는게 분명하다.
과하지 않게 조식을 먹고, 욕조에서 반신욕을 하며 어매니티에 한 번 더 극찬을 하고 기분 좋게 체크아웃을 했다. 로비 동선, 작은 수영장과 사우나 공간의 아쉬움은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만족도 자체는 매우 높다. 깔끔한 객실과 탁 트인 아름다운 뷰, 신라 계열에 걸맞는 친절한 서비스까지, 지인 중 누군가 방문 여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강하게 추천해 줄 수 있다.
나는 호텔 리뷰를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호텔 안에서 보냈지만, 누군가는 바다에서 오랜 시간을, 또 누군가는 강릉 시내에서 시간을 보내며 다르게 추억을 쌓고 올 것이다. 강릉 자체가 익숙하면서도 보장된 관광지이기에 신라 모노그램은 새로운 공간이 주는 리프레쉬를 경험하기 좋은 선택이었다. 호텔과 레지던스 중 고민된다면 아이가 있다면 객실이 더 큰 레지던스를, 호캉스와 수영장이 중요하다면 호텔을, 가성비와 주변 관광을 함께 고려한다면 레지던스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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