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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산 입구 주택가에 숨어있는 보석 같은 카페

서울에 이렇게 조용한 카페가 있다니

by 소 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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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산 입구 쪽은 조용하고 한적하다. 산도 있고 평소 좋아하는 동네인데, 이 날은 왜인지 오랜만에 근처에 가고 싶어 열심히 검색 끝에 방문했다.

사실 얼마 전에 이태원에서 아주 맛있는 커피를 먹었는데, 그 이후 맛난 커피에 대한 욕망이 커졌다. 그래서 이 날의 기준은 명확했다. 커피가 특색 있으면서 노트북 작업하기 좋은 조용한 카페. 서울 중심부에서 이런 카페를 찾는 게 참 어려운 일인데, 발견해 냈다는 것 자체가 기뻤다.

우선 위치부터 말하자면. 청계산 입구역에서 도보 10분 정도 떨어진 주택가 안쪽에 있어 가기 편리하지는 않다. 그래도 가보겠다는 굳은 의지로 갔는데, 외관이 상당히 컸다. 2-3층 정도 되어 보이는 큰 독채를 카페 전체가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들어가 보니 1층과 지하 1층만 카페 공간이었다는 반전. 이미 찾아가며 무슨 메뉴를 시킬지 정해놓았다. 잠봉뵈르와 커피. 말만 들어도 아름다운 조화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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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의 놀라움


들어가자마자 놀라느라 바빴다.

첫 번째, 우드톤의 환한 분위기에 한 번.
두 번째, 도서관 같은 쾌적하고 조용한 분위기에 두 번.
세 번째, 지하 1층 중정 인테리어에 세 번.

메인 공간은 지하 1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지하'라는 말이 어색할 정도로 천장에서 채광이 촥 들어오는 아름다운 구조였다. 개인 카페에서 이런 인테리어를 볼 수 있다니, 정말 신기했다.

메뉴를 기다리며 구석구석 둘러보며 카메라를 켰다. 지하 공간에는 딱 한 커플이 있었는데, 신기하리만큼 말도 거의 하지 않고 책을 읽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브루잉 이팩트에는 테이블 곳곳에 책들이 놓여 있어 책을 가져가지 않아도 사색할 수 있는 점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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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는 어땠냐고?


굉장히 배가 고파 주문한 메뉴는 거의 식사하듯 해치웠다.

커피는... 아쉽지만 엄청 특색이 있지는 않았다. 무난한 아인슈페너. 아직 내가 커피 맛을 논할 정도로 입이 고급이 아니기 때문에, 독특한 커피가 좋은가 보다 싶었다.

잠봉뵈르는 두 가지 종류가 있었다. 기본과 대파 크림이 들어간 메뉴. 평소라면 기본을 주문했을 텐데, 시그니쳐라니 궁금해서 대파크림 메뉴를 주문했다.

역시 좋아하던 걸 주문해야 한다는 교훈을 또 얻었다.

잠봉뵈르는 원래 심심한 맛에 바삭한 빵, 느끼할 정도로 버터 맛이 충분히 느껴지는 맛으로 먹는다고 생각하는데, 그 느끼함을 날려버리기 위해 대파크림이 들어가 기존 잠봉뵈르와는 상당히 맛이 달랐다. 느끼할까 봐 할라피뇨도 주셨는데 단 한 개도 먹지 않았다.

크림이 들어간 커피와 크림이 들어간 잠봉뵈르라니. 완전 메뉴 미스였다. (단지 내 개인 취향일 뿐, 대체적으로 퀄리티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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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의 작업 시간


맛은 있지만 약간의 아쉬움을 남긴 채 조용히 작업을 시작했다. 약 4시간 정도 있었는데, 2-3팀 정도 더 올 정도로 방문객이 적었다. 작업하러 가기 위한 나에게는 참 좋았는데... 사장님 괜찮으시죠?

거리가 거리인지라 근처 들렸다가 방문하기보다는 '여기 가야지!' 하고 방문해야 할 카페이지만, 서울에서 이런 분위기의 카페는 정말 흔치 않기 때문에 충분히 한 번쯤 가볼 만하다.

나는 평일에 방문해서 조용했지만 주말에 가더라도 북적이지는 않을 듯하다. 노트북 작업하기에도, 책을 읽기에도 최적화되어 있다. 눈치 없이 작업하기 좋은 곳이랄까.

찾아보면 참 좋은 공간, 이색적인 공간들이 많다. 집 밖으로 계획해서 나가는 건 참 귀찮지만, 좋은 공간이 주는 리프레시는 잊지 말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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