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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역에 생긴 5성급 호텔? 진짜 가볼만할까 솔직후기

가기 전 꼭 알아야 할 한가지 사실

by 소 율

구의역 앞에 5성급 호텔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방문해봤다. 약 10년 전 내 기억 속 구의역은 꽤 허름하고 무서운 곳이었는데, 그런 곳에 역 바로 앞에 호텔이라니. 누구를 타겟으로 한 건지 궁금증을 가지고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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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구의역, 그리고 첫인상


오랜만에 간 구의역은 정말 많이 달라져 있었다. 호텔은 NC몰과 연결되어 있었는데, 더현대를 모델로 한 듯 기존 NC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하얗고 높은 건물, 복잡함이라곤 전혀 없는 깔끔한 백화점에 놀랐다. 지하철 출구와 직접 연결되어 있어 비 오는 날에도 접근이 쉽다.

연결 통로를 지나자마자 풀만 호텔 로비 같은 공간이 나타나 체크인 전 짐을 맡기고 몰에서 식사를 했다. 시간을 보내고 카페까지 다녀오니 어느새 체크인 시간. 일찍 도착한다면 이렇게 시간을 보내면 딱 좋다.



기대 없이 갔던 객실, 그런데...


솔직히 이 호텔에 대한 기대는 전혀 없었다. 풀만 앰배서더에서 좋은 경험이 있었지만, 여기는 야외 수영장도 없고 금액 대비 과연 그 가치가 있을까 의심했다.

그런데 도착한 객실의 첫인상은 "오, 생각보다 아주 넓다"와 "생각보다 뷰가 좋다"였다. 둘 다 '생각보다'가 들어가는 이유는 기대를 전혀 안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시 5성급은 5성급이었다. 쾌적함 그 자체의 객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넓은 화장실과 객실, 거기에 파란 하늘과 서울 전경이 탁 트인 뷰까지. 이렇게 큰 객실은 예상하지 못했는데, 감탄하며 열심히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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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시설 탐방 - 헬스장과 수영장


객실에 대만족하며 부대시설을 둘러보러 나갔는데, 헬스장에서 또 한 번 놀랐다. 탁 트인 서울뷰는 물론 면적도 매우 넓었다. 처음 보는 자세 검사 기구까지 있어 바로 시도해봤다. 재미있었지만 아직 100% 정확하지는 않은 것 같다.

그리고 나타난 실내수영장! 사실 그나마 기대했던 부분이 바로 이곳이었다. 리뷰 영상에서 본 수영장이 꽤 예뻐 보였는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채광이 가득 들어오고 천장고가 매우 높은, 대리석 느낌이지만 전혀 촌스럽지 않은 수영장. 선베드에 누워만 있어도 힐링이 되는 순간이었다. 안쪽으로는 키즈풀 겸 자쿠지 공간이 고급스럽게 자리하고, 메인 풀은 직사각형 형태다. 드문드문 식물도 있어 답답함이 없고, 저 멀리 롯데타워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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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쉬운 점도...

다만 한 가지 큰, 매우 큰 아쉬운 점이 있다. 수영장 사이즈가 왜 이렇게 작은 걸까? 최근 다녀온 수영장들이 모두 예쁘긴 하지만 크기 때문에 아쉬웠는데, 여기도 마찬가지였다.

오후에 한 번, 저녁 먹고 밤에 다시 방문했는데 밤에는 사람이 훨씬 많았다. 호텔 이용객이 그렇게 많지 않음에도 선베드는 만석이라 눈치싸움이 시작됐고, 수영장에는 레인도 없어 수영하는 사람과 아기와 함께 노는 사람들이 뒤엉켜 누구 하나 제대로 즐기기 어려웠다. 자쿠지 역시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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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규칙 - 외부음식 반입 금지


또 하나의 큰 아쉬운 점이 있다. 조금 충격적이기도 한데, 바로 외부음식 반입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5성급 호텔인데 왜 안 되는 건지 아직도 의문이다. "편의점 과자는? 아이스크림은? 기념일 케이크는?" 질문을 쏟아내고 결국 프런트 직원에게 물어봤다.

"간단한 스낵류는 괜찮지만, 매운탕처럼 냄새나는 음식류는 모두 안 돼요"라는 대답을 받았다. 꽤 명확하면서도 애매한 답변이었다.

다행히 우리는 이 소식을 알고 방문해서 크게 놀라지 않았고, 저녁은 연결된 NC몰에서 해결할 계획이라 큰 문제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런 규칙을 모르고 와서 수영 후 떡볶이와 치킨으로 하루를 마무리할 계획이었다면, 이 점 하나만으로도 모든 경험이 망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문 전 꼭 알아두시길!



놀라운 조식 - 카니보어 쉐프의 작품?


다음 날 조식은 정말 놀라웠다. 최근 카니보어와 케톤식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실천은 안 하고 관심만), 여기 쉐프는 최소 카니보어가 분명하다.

일단 개별 플레이팅으로 소고기 스테이크가 나오고, 뷔페에는 돼지고기 구이는 물론 양고기, 심지어 탄두리 치킨까지 있다. 수많은 호텔 조식을 먹어봤지만 이렇게 육식 위주인 곳은 처음이다.

흔한 쌀국수 대신 우거지 갈비탕, 곰탕 라멘이 준비되어 있고, 고기가 조금 들어간 게 아니라 아주 푸짐하게 들어가 있어 상태도 좋다.

조식당 자체는 크지 않지만 하나하나 메뉴가 맛있고 구성이 알차다. 무엇보다 육류 위주라 배가 빨리 부른다(이걸 노린 건가!). 그렇다고 베이커리나 과일의 퀄리티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전반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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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 누구에게 추천할까?


객단가 자체는 서울 내 5성급 호텔이라 절대 저렴하지 않다. 이를 고려했을 때 확실히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객실과 조식이다.

객실 뷰가 탁 트인 한강뷰나 끝내주는 야경은 아니지만, 전면 통창으로 개방감이 시원하게 느껴져 추천할 수 있다. 조식 역시 음식 퀄리티 면에서 아쉬운 점이 없었다. 다만 크기가 조금 작은 편이다.

아쉬웠던 점은 당연히 수영장 크기. 아름답긴 하지만 즐기기엔 너무 작다. 보는 것과 사진 촬영용으로는 좋을 듯하다.

이 호텔을 추천한다면... 새로운 곳을 경험하고 싶어 하고, 깔끔한 숙소와 맛있는 조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커플이나 지인들에게 괜찮을 것 같다. 다만 수영을 제대로 즐기고 싶거나 자유로운 식음료 반입을 원한다면 다른 곳을 고려해보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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