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youngKim Jan 11. 2021

"강"


내 마음엔 강이 흐릅니다.
언제부터 흘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마흔이 되자 알게 되었을 뿐입니다.
그리 작지 않은 강이란 것을요.

원래는 도랑물이었겠지요.
아니 없었겠지요.
어느 순간의 눈물이 모여
서러움이 모여 도랑물이 되고
도랑물이 시냇물이 되며 길을 틔우고
강이 되어 흐르기 시작했겠지요.

강둑이 무너져 눈물이 폭풍우같이 밀려들기도 하는 그런 날엔
세상 저 끝에 숨어 눈 딱 감고 싶기도 하겠지만
다시 저 강을 따라 또 흘러 흘러가고 있습니다.

이 강이 한강만큼 커진다면
내가 그 안에 빠져 사라질까요?
이 강은 어디로 계속 계속 흘러가는 걸까요?
이 강이 어딘가 있을 바다에 도착한다면
나는 어디에 서 있을까요?

강은 그저 계속 흐릅니다.
내 청춘 내 눈물을 담아.

매거진의 이전글 나이 먹을수록 사는 게 더 힘들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