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푸른 나무는 저 홀로 굳세게 자라고
연분홍 꽃도 저 홀로 홀홀히 피어나건만
나는 네가 뭐라고,
너 하나 없다고
시름시름 시들어갈까.
네가 햇빛이라면,
그래서 내가 피어났던 거라면
너를 가리는 비구름은 언젠가는 없어질까.
대답없는 공허가 나를 떨게 한다.
비바람에 꽃잎이 떨어지고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밤
짙은 어둠 속에 나는 그저 웅크리고 웅크렸다.
어둠을 쫓아낼 네가 없어서
비구름을 몰아낼 님이 없어서
나는 그렇게 온몸으로 울며
나를 작게 작게 만들었다.
어제의 해와 오늘의 해는 다르니까
떠나간 어제의 님을 보내고
새로운 내 님을 기다리며
나는 나를 모두 토해내었다.
마침내 내가 있던 자리에
너를 닮은 꽃이 필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