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작전 회의

엄마와 딸이 함께 한 유럽 감성 여행

by So young

딸과 머리를 맞대고 2달 간의 여행 스케줄을 그려 보았다.

여행의 서막은 이미 열렸지만, 네덜란드에 머물고 있던 딸에게는 아직 시작되지 않은 여행이다. 나 또한 워밍업 단계로, 시간과 몸의 생리적 괴리를 이제야 어느 정도 극복한 기분인데, 그 확실한 증거는 마침내 3일 만에 화장실을 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 여행 일정의 큰 틀은 ‘베네룩스 3국 -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와 ‘스칸디나비아 -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이다. 여기에 덴마크와 독일의 일부, 그리고 영국 런던이 포함될 예정이다.


우리는 네덜란드의 위트레흐트, 그것도 중심에 위치한 유리한 요새를 이미 접수한 상태로, 7월 둘째 주에 벨기에와 룩셈부르크를 먼저 공략하기로 했다.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까지 고속열차 탈리스를 타고 바로 쳐들어 갈 수도 있겠지만, 우선 국경 지역인 바를러(Baarle)의 상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이후에는 안트워프 (Antwerpen), 헨트(Gent), 브뤼헤 (Brugge), 브뤼셀(Bruxelles), 리에주(Liege)를 승승장구 차례로 정복한 뒤, 룩셈부르크 입성으로 5박 6일의 제1차 원정이 마무리된다.

셋째 주에는 주말 암스테르담 벼룩시장 암행을 포함해 암스테르담의 민심을 두루 살펴본 뒤, 넷째 주는 위트레흐트의 나머지 변방 지역을 순찰하고, 마지막 주엔 영국으로 진출할 교두보를 마련할 것이다.

8월 초에는 다음 2차 원정의 거점지로 로테르담 (Rotterdam)을 접수하기로 했다. (5일간 딸의 워크숍이 열리는 곳이다.) 2차 원정은 3주간의 북유럽 대장정이 될 것이며, 전체적인 루트는 암스테르담에서 노르웨이를 향해 북동진 후, 바다를 건너 계속 북진, 다시 동진, 이후 남진하여 스웨덴 국경을 넘고, 이후 동진, 남진, 이후 다시 바다를 건너 핀란드…. 아... 거기까지. 보다 치밀한 2차 원정을 위한 작전회의는 8월 초 로테르담 입성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


유럽을 다 가진 듯 의기양양하게 작전회의를 시작했지만, 지도 위에 점을 찍는 일만으로도 어이없게도 이미 충분히 힘이 들었다. 우리는 작전회의를 마치고 기진맥진해진 서로의 모습을 바라보며 깔깔거리고 웃고 말았다.

“어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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