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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hyun Jan 12. 2024

나는 나를 믿으니까

#약해지는 믿음의 힘 #자기 계발의 시대 #독립브랜드

각자도생 (各自圖生)
각각 스스로 살기를 꾀한다.

각자도생. 정치, 경제 등 사회 전반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때 늘 등장하던 단어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사회의 경향에 따른 것이 아닌 이 시대를 살아가는 당연한 방식으로 고착화된 듯합니다.


# 약해지는 믿음의 힘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인구 절반 이상이 종교인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 인구의 60% 이상이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고, 특히 20대 세대에서 무교 비율이 80% 이상으로 크게 나타나는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더욱 주목할 부분은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 그 필요성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2017년 무종교인이 종교인을 넘어선 종교 인구 변화 추이 ©목회데이터연구소


이러한 현상은 그 어떤 것도 나를 보살펴줄 수 없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라 보입니다. 비단 종교적 믿음뿐만 아니라 넓게는 촘촘한 시스템을 바탕으로 한 울타리가 되어주지 못하는 혼란스러운 사회, 좁게는 늘어난 평균 수명으로 부모님도 본인의 노후를 우선으로 걱정해야 하는 시대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비칩니다.


이처럼 그 누구도 어디에도 기댈 수 없는, 스스로가 스스로를 지켜나가야 하는 때에 어떠한 외부 대상에 대한 믿음은 약화되고 '나'를 믿고 나아가는 것은 당연한 선택지가 되었습니다.


# 자기 계발의 시대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본인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야 하는 이 시대의 우리는 다양한 자기 계발을 통해 그 돌파구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교보문고와 예스 24의 2023년 도서시장 결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출간된 자기 계발서 ‘세이노의 가르침’이 두 서점에서 모두 연간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교보문고 2023 연간 베스트셀러 10위권 안에 자기 계발서는 4종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해당 카테고리 판매량 또한 20% 이상 늘었다고 합니다.


교보문고 2023 연간 베스트 Top 10 중 4권의 자기계발서 © 교보문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취미 시장의 확장도 자기 계발의 연장 선상에 있습니다. 스스로를 가꾸고 지속적인 배움을 통한 발전은 그만큼 나에 대한 믿음을 확고히 하기 위함이라 비칩니다. 또한 취미를 단순한 사적 영역으로만 남겨두지 않고 타인과 공유하며 하나의 커뮤니티로 형성시켜 나가거나, 독립브랜드 론칭으로까지 발전을 보입니다.


데스크테리어 관련 커뮤니티의 확장을 바탕으로 독립브랜드를 론칭한 '논디' © NONDIRECTION


또한 진로에 있어서도 충분히 계발된 본인만의 컨텐츠가 있다면 기성을 따르지 않고 본인만의 길을 개척해나가는 사례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는 대학 진학 없이 혹은 졸업 후 취업이 아닌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한껏 발휘하여 바로 사회에 뛰어드는 경우, 회사에서 나와 본인만의 것을 만들어가는 경우, 또는 회사에 속해있더라도 그곳에 종속되지 않고 스스로의 역량을 외적으로 표출하는 등 다양한 독립브랜드의 형태로 발현되고 있습니다.


# 독립브랜드

'독립, 獨立'

남의 도움이나 속박을 받지 않고 '혼자의 힘'으로 일을 해 나가는 상태가 되는 것.


단어 뜻 그대로 독립브랜드는 규모를 키워나가는 것에 목적을 두지 않기 때문에 고용의 형태를 띠지 않고 본인이 컨트롤할 수 있는 선 안에서, 1인으로 운영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가 주고자 하는 메시지 혹은 상품적 특성을 넘어 운영하는 '사람'에게 많은 관심이 쏠린다는 점에서 여타 스몰브랜드*와의 또 다른 차이를 보입니다. 따라서 브랜드가 주고자 하는 만들어진 이미지가 아닌, 독립브랜드를 이끌어가는 개인의 일상에서 은연중 비치는 취향&가치관&삶의 태도 등 여러 무형의 것들이 브랜드와 자연스레 연결되어 있습니다. (*표기 하단 링크 참고)


본인만의 확고한 스타일로 작품 활동 및 브랜드를 운영하시는 일러스트레이터 '수수진'님의 'LMTB' © SOOSOOJIN
신선한 채소 요리를 바탕으로 다양한 활동을 보여주는 요리 연구가 '요나'님의 '재료의 산책' © YONAYONAKOH


이와 같은 다양한 독립브랜드들의 탄생은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 '나'에 대한 믿음과 개성을 바탕으로 꿋꿋이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는, 변화한 시대적 가치관의 결과물입니다.



Name Value
이름값 또는 이름의 가치.


과거엔 내가 속해있는 그룹들이 나를 대변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Name Value'의 'Name'이 대학교, 회사, 등 내가 속한 커뮤니티의 이름을 뜻하였습니다. 그래서 명문대, 대기업, 좋은 커뮤니티에 속하는 것들이 성공의 척도처럼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룹의 이름이 아닌 '나'의 이름이 가치의 척도가 되고, 그 가치의 규모나 유명세보다 고유의 색에 대한 고민이 더 중요해진 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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