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성격테스트에 열광하는가
“사람은 상대에게 성격을 부여하고 상대의 계획을 추측하고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성격 특성, 목표,...등 이야기로 상대를 파악하는 세가지 방법은 상대의 성격과 삶의 질뿐아니라 내 성격과 삶의 질을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우리가 타인을 해석하는 방식은 우리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렌즈가 잣대가 다양할수록 여러 상황을 이해하기 좋다.”
-하버드대학교 브라이언 리틀 교수
MBTI 해보셨나요?
얼마전부터 유행하던 마이어스 - 브릭스 유형 지표, 즉 MBTI는 이제 회사 면접때도 물어본다는 전국민의 지표가 되었습니다. 해마다 250만명 이상이 이 검사를 한다고 해요. 이 검사가 왜 인기가 높을까요? 믿을만한 지표이기 때문일까요? 사실 MBTI를 테스트 해볼 때 마다 같은 확률이 나올 확률은 25% 정도라고 해요. 숫자로만 보면 그렇게 높은 신뢰도는 아닌거죠. 게다가 본인이 테스트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날 그날 자기가 되고 싶은 바램이 반영 될 수도 있구요.
그럼 MBTI는 왜 이런 인기를 얻은 걸까요?
첫번째 이유는 MBTI에는 나쁜 유형이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16가지의 모든 유형들이 어떤 것이 나쁘고 좋고 하는 것 없이 그냥 다른 것 뿐이니까요. 내가 어떤 유형이든 그것을 밝히는 데 문제가 없다는 것이죠.
두번째 이유는 MBTI가 이미 보편화 되어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는 쉽게 상대방에게 " MBTI 뭐야?"라고 물어봅니다. 우리는 서로, 전문가 수준은 아니어도 I, N, F, P가, 그리고 그 반대의 선상에 있는 알파벳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알고 있습니다. 마치 상대방의 혈액형이 그 사람과 나 사이의 관계 역학에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어렴풋 짐작하고 있는 것처럼요.
우리는 한 사람도 같은 사람이 없습니다. 우리는 개개인의 고유성을 인정받기를 원합니다. 길가다가 같은 옷을 입은 사람만 봐도 질색을 하며 피하죠. 그런데 한편으로는 다른 사람과 한 카테고리로 묶이고 싶어하는 욕구가 크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좀 무례하지만 우리는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가까워지기 위한 방법으로 서로의 비슷한 점을 찾아내려고 합니다. 출생지, 거주지, 학연, 학번 등으로 카테고리를 만들어 묶이고 묶으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요.
이런 카테고리 속에서 우리는 안정감에 대한 욕구를 충족할 수 있습니다. 공통분모가 있으니 나만 홀로 이상한 존재가 아니야, 나는 집단 속에서 보호받고 있어라는 느낌을 가질 수 있는 것이죠.
그런데 이렇게 카테고리를 만듦으로서 우리는 의도하지 않았던 긍정적인 결과를 하나 얻게 됩니다. 바로 카테고리 안에 있는 사람은 물론이고 그 카테고리 밖에 있는 사람도 보다 수월하게 이해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 사람 고유의 성격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학연만으로도 지연만으로도 그 사람은 나랑 같은 학교를 나왔으니 이럴꺼야 이럴 수 있어 나랑 같은 지역 출신이니 이런점에서 비슷할꺼야라는 카테고리적 스토리 후광을 생성한다는 거죠. 사람은 자연스럽게 상대방을 나와 비슷한 사람으로 가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완전히 다른 부류로 묶이는 사건이 있지 않다면요. 그래서 상대방이 내가 이해 못하는 행동이나 언행을 할 경우, 나와 비슷한 사람이 도대체 왜 저러지라며 더욱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고 해요. 만약 애초에 다른 부류로 묶였더라면 그냥 넘어갈 일들을 말이죠. 혈액형별 성격분류를 말도 안되라고 치부하면서도 바람기 많은 나쁜 남자를 욕하다가 누군가 '걔 B형이쟎아' 라고 하면 그냥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를 끝내게 되는 그런 것과 같은 거라고 할 수 있죠. 다름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거에요.
그래서 카테고리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피타고라스 수비학을 통한 카테고리를 만들고, 그 안에 신화의 인물을 집어 넣어 스토리를 통해 카테고리 속의 인물들을 이해해 보는 작업을 하려고 합니다.
피타고라스 수비학 이야기는 다음 시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