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 만물은 숫자로 표현할 수 있으며 숫자로부터 태어났다.”
- 피타고라스
1회차에서 사람들은 같은 카테고리로 묶여 있는 속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또 그 카테고리 때문에 카테고리 안에 있는 사람들, 그리고 밖에 있는 사람들도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죠.
신화와 수비학에서 나,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는 방식으로 사용할 카테고리는 바로 숫자입니다.
숫자는 기원전 8000년경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인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숫자와 더불어 고대 문명은 급격하게 발전했죠. 어쩌면 숫자는 이해관계를 표시하기 위한 극히 실용적인 이유에서 시작되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수를 세고 숫자를 만들어 기록하는 과정에서 점점 신비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됩니다. 각각의 수들은 서로 신비로운 관계를 맺고 있으며 놀라운 규칙성을 갖고 있다는 것들을 깨달았죠. 예를 들어 달의 모양은 30일 단위로 일정하게 바뀌고 해는 365일 단위로 규칙적으로 바뀐다는 것과 같은 것들을 말입니다. 이렇듯 자연 현상을 숫자로 정확하게 예측하게 되면서 생활의 다양한 부분을 수와 연결하여 생각하려고 했고 나아가서는 세상 만물의 법칙과 연결하려고 했습니다. 만물을 구성하는 원소를 불, 물, 공기, 흙의 4원소라고 생각하고 그것의 이치를 파악하고 논증하는 방법을 수비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최초의 철학이자 종교라고 볼 수 있겠네요.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는 수비학은 칼데아 수비학, 카발라 수비학, 피타고라스 수비학 정도인데요, 우리가 카테고리에 사용할 수비학은 피타고라스 수비학입니다.
피타고라스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아마 중학교 때 수학 시간이겠죠?
피타고라스 정리는 이제와 가물가물 하더라도 피타고라스 정리의 그 피타고라스! 는 대부분 알고 있죠. 그런데 우리가 수학 시간에 당했던 것만큼 피타고라스는 유명한 수학자는 아니었습니다. 유명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그가 생존해 있던 시대에 비추어 평가해보면 피타고라스는 오히려 유명한 종교가, 철학자, 교주이자 스승에 가까웠다고 볼 수 있습니다. “피타고라스는 모든 것은 수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죠. 이 말 역시 그가 수학을 너무 사랑한 수학자였기 때문이 아니라, 만물의 근원을 수로 보았기 때문이 남긴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가 파헤친 것은 수가 지닌 신비적인 법칙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피타고라스는 수라는 것은 우주가 우리에게 보내는 암호이며, 각각의 다른 진동을 방출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진동 에너지들이 어떻게 우리 삶을 이끌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연구했구요.
사실 피타고라스에 대해 남아 있는 자료는 많지 않습니다. 피타고라스 학파가 워낙 비밀스럽기도 했고, 6세기 말쯤 피타고라스 학파의 사람들이 정치에 개입하면서 몰살당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전해지는 설에 따르면 피타고라스의 부모는 아들을 낳기 전에 아들이 인류를 풍요롭게 하고 고양시키는 지혜를 전할 것이라는 신탁을 받았다고 합니다. 피타고라스가 태어난 때는 조로아스터의 세력이 컸던 때입니다. 조로아스터교는 유일신론, 사후세계, 천국과 지옥 같은 개념을 갖고 있었는데 그런 특징들이 피타고라스의 철학 체계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기원전 530년 즈음 피타고라스는 남부 이탈리아에 종교 학파를 세우고 제자들은 그가 개발한 종교적 의식과 훈련을 수행하고 그의 교리를 가르쳤습니다. 교리와 계율은 당연히 수학이구요. 우주 만물은 수數적으로 질서 지어 있고, 그 수적인 질서를 이해함으로써 우주를 이해하고 신을 이해하고, 바로 이런 과정을 통해서 영혼은 정화되고 신의 세계(이데아, 천국)와 합일된다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피타고라스 학파는 영혼의 구원을 위해 열심히 수학을 연구했고, 자신들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지금은 종교 religion와는 정 반대편의 학문이라고 취급받는 수학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죠.
구원받으려면 수학을 하라!
그럼, 드디어, 우리가 카테고리로 사용할 피타고라스의 운명수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피타고라스는 생년월일을 감산법*으로 계산함으로써 한 자릿수로 만들고 그것을 운명수라고 불렀습니다. 그럼 모든 생년월일은 1에서부터 9까지의 수로 바꿀 수 있고 두 자리의 경우에 11, 22가 되는 경우에 한해서 운명적인 뜻을 부여했습니다. .
모든 생년월일을 1~9까지 숫자로 감산하는 운명수의 기반에는 피타고라스 사상 속에 인간의 운명은 되풀이되는 것이라는 윤회의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혼은 죽음으로 인해서 육체로부터 분리되지만 또다시 새로운 육체로 태어나는 시기가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피타고라스 교의 회원들은 동물의 고기를 먹는 것을 금지하였다고 하는데, 그것 역시 자기와 관련된 사람, 친구, 가족, 조상 등의 혼이 동물로 환생되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일생이 하나의 주기로 변화를 계속한다는 피타고라스의 운명론은 동양의 사주, 3재, 그리고 서양 점성술의 철학과도 유사합니다.
이 지금은 신비주의로 전락해 버린 피타고라스의 숫자를 이용한 철학 놀이를 그리스 신화와 함께 따라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 피타고라스의 생년월일 감산법
양력 생년월일이 1970년 7월 11일 인 경우 1970 + 7+ 11을 더합니다. 그럼 1988이 나오죠.
각 자리의 숫자들을 다시 더해줍니다. 1+9+8+8 =26
2와 6을 더하여 다시 한자리로 만들어 줍니다.
그럼 8이 되죠. 이것이 위 생년월일 사람의 운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