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신을 믿을 필요가 없습니다. 저는 신을 압니다. “
– 융
신화와 수비학 1회차와 2회차 시간에서 성격분류가 왜 유용한지, 그리고 수비학을 통해서 성격분류를 어떻게 할지를 알아보았습니다.
이제 그 성격 분류를 어떤 식으로 풀어볼지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생년월일로 감산한 1번부터 9번까지의 숫자를 그리스 신화의 인물들과 매치시키고 그 인물들의 스토리를 통해 성격을 파악해보고자 합니다.
왜 신화일까요? 동화도 있고, 영화 속 인물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굳이 신화를 사용하는 이유는 신화가 바로 최초의 인간 모습의 원형이기 때문입니다.
신화의 영어 단어 myth는 그리스어 mythos에서 나온 말입니다. mythos는 이야기라는 뜻이죠. 원래 한 부족, 종족에게 내려오는 이야기를 의미하는데 이제는 신에 관한 이야기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신화는 플라톤때부터 철학적으로 꾸준히 연구되었습니다. 신화를 심리적인 문제와 처음 결부시킨 것은 프로이드였습니다.
프로이드는 '신화는 한 집단의 꿈에 해당하며 내용적으로는 민족이나 집단의 유아기의 성애적 소원 환상에 해당하는 근친 상간적 주제를 다루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현대 많은 예술은 신화나 전설에서 내려오는 것들을 기본 모델로 하여 작가가 창조적으로 만드는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오늘날로 치면, 많은 헐리우드 영화의 주인공이나, 지킬앤하이드 같은 인물은 다 신화에 나오는 유형을 각색한 것이라는 거죠.
프로이드에 이어 융은 정신을 크게 의식과, 개인무의식, 집단무의식으로 나누었습니다. 여기서 집단무의식, 즉 무의식적 집단 이념과 생명적 충동이 바로 신화적 사고와 신화적 삶을 의미한다고 하였습니다. 즉 인간에게는 개인의 과거사로만 돌릴 수 없는 무의식의 영역이 있고, 그것은 신화적으로 드러난다는 점을 강조하였죠.
융은 나중에 이것을 인류에 내재하는 보편적 심상인 '원형'이라고 불렀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아주 힘든 일을 겪으면, 어느 순간 마음 속에서 이 힘든 일을 견뎌내야겠다는 각오, 결심이 생기면서 불끈하게 된다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영웅적인 원형입니다. 우리는 실재 우리가 만난 영웅 때문에 영웅적인 원형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영웅원형을 갖고 있기 때문에 주변의 영웅성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융은 신화나 민담에서 전형적으로 드러나는 몇가지 신화적 인물 유형에 이름을 붙였습니다. 모성원형, 어린이 원형, 노현자 원형 등으로 말입니다.
이러한 원형 등이 과연 과거에 머물러 있는 인물일까요? 아니요. 그렇지않습니다. 신화적 원형들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입니다. 딸을 과잉보호 하는 어머니, 과잉보호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딸, 오지랍 넘치는 친구, 자기만 아는 바람둥이 남친, 어린시절 사고만 치다가 훌륭한게 성장한 아들 등등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신화를 통해 살아가는 것이라는 것은 무엇인지, 그 경험에 대한 실마리를, 그 경험에 대한 선례를 찾는 것입니다.
다음 시간부터 수비학 1번부터 9번까지 각각의 수를 그리스 신화의 인물들과 연결하여 그 주인공의 스토리를 통해, 그 인물을 이해하여 보며, 결국에는 나 자신을 객관화 하면서 보는 연습을 해보려고 합니다.
* 위의 글은 '신화, 인류 최고의 철학, 나카자와 신이치', '원시신화론, 브로니스로우 말리노우스키', '신화의 힘, 조지프 캠벨', '원형과 신화, 이유경'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