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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는 거울 속의 자신을 인식할 수 있을까요?

거울 속 '낯선 개'에게 짖는 우리 강아지, 도대체 왜 그럴까요?

by 진간장


안녕하세요, 저는 털뭉치 푸들 '귀리'의 보호자입니다. 저희 귀리처럼 집에서 강아지를 키우는 보호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보셨을 겁니다. 거울 앞에 멈춰 서서 '넌 누구냐!' 하고 짖거나, 고개를 갸웃거리며 경계하는 우리 댕댕이들의 모습 말이죠. 격렬하게 싸우다가 민망해져서 슬그머니 식물이나 장난감 쪽으로 자리를 피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코믹함 그 자체랍니다! �







문득 궁금해집니다.


"우리 강아지는 정말 거울 속에 비친 자기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걸까?"


이 재미있는 현상을 깊이 있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 거울 속 '낯선 개'에게 짖는 우리 강아지, 도대체 왜 그럴까요?

(feat. 강아지의 자아 인식 능력)


강아지는 거울 속의 자신을 인식할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부분의 강아지는 거울 속에 비친 이미지가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합니다.



동물이 자기 자신을 거울로 인식하는 능력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거울 속 자아 인식 테스트, MSR입니다. 이 테스트는 동물에게 냄새나 촉감이 없는 표식을 몰래 묻힌 후 거울을 보여주었을 때, 동물이 거울을 보며 자신의 몸에 묻은 표식을 만지거나 확인하는지 여부로 판단합니다.



통과하는 동물: 침팬지, 오랑우탄, 돌고래, 코끼리, 까치 등 높은 지능을 가진 일부 종.


강아지는? 안타깝게도 강아지는 이 MSR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합니다.


이는 강아지의 인지 능력이 낮아서가 아니라, 강아지의 주요 감각 체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냄새가 없는 유령'이 강아지를 혼란스럽게 합니다




강아지는 시각보다 후각에 훨씬 더 의존하여 세상을 인지하고 다른 개체를 식별합니다.






시각적 자극: 거울 속의 강아지는 너무나 선명하게 눈앞에 존재합니다.


후각적 부재: 하지만 코를 가져다 대도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습니다.


청각적 부재: 짖거나 소리를 내도 거울 속 개는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소리가 나더라도 방향성이 다릅니다.)




강아지에게 거울 속 이미지는 '존재하지만, 냄새도 소리도 없는 매우 이상한 개체'로 인식됩니다. 이는 강아지의 예측 범위를 벗어나기 때문에 혼란, 경계, 혹은 호기심을 유발하는 것입니다.






거울 반응의 세 가지 유형


강아지가 거울을 볼 때 보이는 반응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1. Territorial Response


* 행동: 짖기, 으르렁거리기, 털 세우기.


* 심리: 거울 속의 자신을 '영역을 침범한 낯선 개'로 인식하여 본능적으로 자신의 영역을 방어하려는 것입니다.



2. Curiosity & Play


* 행동: 꼬리 흔들기, 플레이 보우(앞다리를 굽히는 자세) 취하기, 코로 툭툭 치기.


* 심리: 이 개체가 싸울 의도가 없는 것 같으니 놀이 친구가 될 수 있을지 탐색하는 과정입니다.



3. Avoidance & Calming Signal


* 행동: 짧게 보고 고개를 돌려버리거나, 주변의 사물(식물, 장난감)로 관심을 돌립니다. (바로 이 행동이 민망해서 딴청 부리는 모습으로 보이는 것입니다.)


* 심리: 이 개체와는 상호작용이 불가능함을 빠르게 인지하거나, 자신이 보인 격한 반응(짖음)을 스스로 진정시키기 위해 딴청(카밍 시그널)을 보이는 것입니다. 이들은 대부분 거울이 무해한 '배경의 일부'임을 가장 빨리 깨달은 강아지들입니다.







강아지가 거울을 보고 너무 스트레스받거나 흥분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억지로 가르치지 마세요


: 강아지에게 "저건 너야!"라고 알려주려 강요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차피 시각만으로는 인지하기 어렵습니다.



스트레스 상황 해소


: 강아지가 거울 때문에 지나치게 흥분하거나 두려움을 느낀다면, 당분간 해당 거울을 천이나 포스터로 덮어주세요. 환경적인 스트레스 요인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긍정적인 연결


: 거울 주변에서 간식을 주거나 좋아하는 장난감으로 놀아주어, 거울 주변이 안전하고 긍정적인 공간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과 격렬하게 싸우다 슬쩍 딴청을 부리는 우리 강아지의 모습은, 사실 후각 중심의 세계관 속에서 벌어지는 귀여운 오류인 셈입니다. 이 사랑스러운 오류를 그저 따뜻하게 바라봐 주세요!



https://deptapp.shinsegae.com/bdrjip *본 포스팅은 신세계 서포터즈 활동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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