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에 변호사는 사라진다

급변하는 멀미 속에서 인간다움만이 능력이 된다

by 신이나

AI 시대, 어떤 일은 사라지고 어떤 사람은 살아남을 것인가. 이 질문은 더 이상 먼 미래의 가정이 아니라, 지금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현실이다. 패턴화된 규칙을 찾아 산출하는 일, 인간의 사고력, 특히 '합리적 이성'만으로 가능하다고 믿었던 많은 일들이 가장 먼저 대체될 것이다.


변호사의 일이 가장 그러하다.

법적 사고는 대전제-소전제-결론이라는 삼단 논법의 규칙을 충실히 따른다. 대전제는 법령과 판례이고, 소전제는 사실관계다. 결국 ‘이러한 사실은 이러한 법에 따라 이렇게 판단된다’는 식의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이다. 로스쿨에서 내내 배우는 것도 다르지 않았다. 서면의 종류에 따라 글쓰기 규칙을 외우고, 문장 구조와 기호를 표준화하며, 소장, 준비서면, 고소장, 판결문, 각종 신청서, 내용증명, 의견서 등 모든 문서를 패턴에 맞게 기계처럼 작성하는 법을 훈련했다. 이 글쓰기에는 개인의 개성도, 성찰도, 미적 기준도 필요 없었다. 오히려 그런 것들은 제거되어야만 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더 이상 인간이 꼭 해야 하는 일이 아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판례 검색, 형량 예측, 사건 유사도 분석 같은 영역들은 이미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현실에서는 규제와 규율에 의해 속도가 늦춰지고 있을 뿐이다. 과거 10시간 걸리던 일을 30분 안에 끝낼 수 있게 될 것이고, 인간은 더 이상 '정보를 찾고 배열하는 일'로 시간당 보수를 유지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 학습이 충분히 진행된다면, 반복적인 리서치와 서면 작성은 대부분 대체될 것이다.


이 기술을 잘 활용하는 변호사들은 시간당 생산성을 몇십 배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에 비례해, 수습이나 주니어 변호사의 몸값은 급격히 하락하거나 아예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나 역시 지금 다시 변호사 일을 하게 된다면, AI를 학습시키는 데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할 것이다. 과거 대부분의 시간을 차지하던 리서치와 서면 작성 업무는 AI에 맡기고,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영업과 재판 출석에 집중할 것이다. 게다가 지금은 데이터 분석과 마케팅이라는, 과거에는 갖추지 못했던 스킬셋까지 함께 갖추게 되었으니!


이 모든 변화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된다. 앞으로 인간은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 그리고 이 질문은, 아이를 키우는 나에게는 더욱 절박하다. 어떤 교육을 해야 할지가 아니라, 어떤 인간으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먼저 물어야 한다. 결론은 단순하다. 사람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그것은 '이성적 사고'라고 불렸던 것들이 아니라, 오히려 감정과 몸을 통해서만 건넬 수 있는 것들이다.


나는 인간다움을 단순히 성공과 대조되는 개념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인간다운 삶이 성공보다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급변하는 시대에서 살아남는 방식 자체가 달라졌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 과거에는 고학력, 많은 지식, 정형화된 성공의 경로가 정답처럼 여겨졌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인간다움, 아름다움에 대한 감수성, 미적 기준에 대한 풍요, 독서와 사색을 통한 깊이, 건강한 신체와 같은 것들이야말로 미래의 경쟁력이 된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한다고 믿는다. 이성보다 먼저, 계산보다 깊게, 사람은 결국 아름다움을 향해 나아간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의 가치는 기술이나 구조보다 훨씬 오래 남는다. 앞으로 살아남는 사람은 논리적 계산이나 정보 습득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 아름다움을 창조할 수 있는 사람일 것이다. 감정의 진정성, 몸을 통해 건네는 에너지, 그리고 사람이라는 존재가 가진 고유한 감각과 온기는, 어떤 기술도 흉내낼 수 없는 고유의 가치로 남을 것이다.


사람들은 점점 더 사람을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기술은 편리함을 주지만, 삶의 따뜻함을 대신할 수는 없다. 키오스크로 주문받고 로봇이 서빙하는 식당과, 지배인이 직접 손님을 맞이하고, 셰프가 나와 요리를 설명해주는 식당 중 어느 곳이 더 고급스럽고 부가가치가 높은지는 굳이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다. 인간의 몸과 감정, 사람만이 전달할 수 있는 체험은 어떤 기술로도 대체되지 않는다.


그래서 교육은 '성공하는 인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인간, 그리고 사람다운 사람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그것이 내 인생관이며, 직업을 바꾼 이유이며, 아이를 키우는 기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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