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 주일 간의 달팽이윤독 1기 여정이 끝났습니다.
다 같이 <시선으로부터,>를 소리 내어 완독!
마지막 날이라 더 특별했어요.
선물도 받고요.
보태니컬 아트를 하시는 쌤이 직접 그린 그림으로 만든 작품을 가져오셨어요.
세로 작품은 메모지나 편지지로 쓸 수 있고요,
가로로 된 꽃그림은 봉투여요.
너무나 아름다워서 한참 들여다보았네요.^^
책거리는 스파게티로 점심 먹기!
못다 한 이야기를 더 나누었지요.
적당한 거리,
느슨한 우정,
지속적인 만남.
달팽이윤독 모임이 제공하는 것들입니다.^^
그럼 1기를 마친 세 분의 후기를 옮겨볼게요.
<C 님>
이렇게 절묘한 제목이라니…
시선으로부터 이어지는 가족의 이야기는 다양한 캐릭터와 에피소드로, 참 재미있으면서도 마음 한구석을 건드리는 부분이 있다.
마지막까지 글을 읽고 나니, 전체를 관통하는 시선이라는 인물은 스스로에게도 타인들에게도 진심이었음을 알 수 있다. 가끔은 이쪽에 서기도 하고 저쪽에 서기도 하면서 갈지자로 걸었다고 하지만, 유일한 일관성은 그 사람들을 좋아했다고 말하고 있다.
각자의 삶에 일어나는 다양한 외부 충격은 모두에게 같은 강도로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는 점을 반복해서 이야기하는듯하다. 바로 회복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오랜 시간 헤어 나오지 못하기도 한다. 너만 왜 힘들어하냐고 이제 극복해야 하지 않냐고 말할 수는 없다. 각자 다른 크기의 공간과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옆에서 다그쳐봤자 소용이 없다.
배움이 그렇듯 모든 성장은 계단식으로 이루어진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꾸준히 하고 있다면, 어떤 기점으로든 변화가 드러나는 지점은 드러날 것이다.
스스로 낙과와 같이 떨어졌다고 해도 어디에서든 내 안에 살아있는 씨앗을 품고, 세상과 싸워가며, 단순함으로 지키고, 스스로 키워낸 시선이라는 인물은 더없이 매력적이다.
닮고 싶다.
<K 님>
책의 내용을 알기 전에는 막연히 시선이라는 단어를 고정관념처럼 생각하고 있었다.
시선으로부터...
등장인물의 심시선으로 부터 이야기를 어떤 시선으로 볼지....
책을 다 읽고 나니 그 시선과 이 시선이 마주함으로써 탁월한 제목에 놀랐다.
한 번의 인생을 어떤 방향으로 살아야 할지
또 어느 시선으로부터 선택을 해야 할지
고민해 볼 수 있는 사람 냄새나는 책이었다.
그리고 무섭고도 무서운 책이었다.
사회적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기는 만무하고...
단지 지금까지 좋은 엄마이고자 했던 마음에서
선한 영향력을 심어줘야 하는 엄마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다시 한번 마음잡아놓고 살아보기로 한다.
사는 방향을 명확하게 해주는 책이란 얼마나 무섭고 힘이 있는 책이란 말인가...
읽기를 같이한 선생님들과 선한 마음을 받아 가는 나는 행복한 사람이기로 한다.
책을 읽는 동안 나는 그 인물들 중에서 누구와 대화를 했을까~?
경아 씨와 이야기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S 님>
10 주기에 단 한 번뿐인 제사를 지내는데 하와이서 지낸다는 큰딸 명혜의 선언!에 그 제사라는 것이 ᆢ인상 깊었던 순간을 수집하거나 순간을 상징하는 물건. 경험 그 자체로 올려드린다는 발상에 가계도에 나와 있던 13명의 가족들은 하와이에서 정성을 다하여 자신만의 유형과 무형의 제물을 올려놓았다
읽는 내내 작가의 섬세한 감수성으로 쓰인 문장에 줄을 그었고, 남이 잘못한 것 위주로 기억한 인간이랑 자신이 잘못한 것 위주로 기억하는 인간 중 후자인 지수는 책임을 절~실하게 통감하려 애쓰는 아이였고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이 나 또한 너무 나 닮아가고 싶은 아이였다.
그리고 심시선의 ᆢ죽은 사람 위해 상다리 부러지게 차려봤자 뭐 하겠냐는 ᆢ사라져야 할 관습이고 형식만 남고 마음이 사라지면 고생일 뿐이라는 폭탄 발언 인터뷰.
결혼 후 20년 넘게 장손 며느리로 지내온 제사
그리고 이젠 지내지 않아도 되게 되어버린 제사가 생각났다.
아직도 많은 남녀 불평등과 사회적 구조들로 인한 차별이 있음에도 묵묵할 수밖에 없던 적이 더 많았는데 읽으면서 상쾌하였고 경쾌하였고 꼿꼿한 심시선의 여자들로 인해 뉴질랜드 여행하고 선물로 갖고 오신 현옥 님의 멘토스 같았다 ~ 마지막 작가의 말까지 읽었던 글귀 ~
20세기를 살아낸 여자들에게 바치는 21 세기의 사랑이라고 ~~
언젠가 시선이 저기 있었다는 게 믿기지 않았고 또 어쩐지 젊은 시선이 저 짙은 초록과 파랑 사이를 여전히 오가고 있을 것만도 같았다~~ 책을 읽으며 이렇게 많은 줄을 그으며 읽었던 적이 있었던가??
아마 소리 내어 내가 읽고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린 까닭에 문장 하나하나가 살아 숨 쉬었나 보다!
오붓하게 네 명이 소리 내어 책을 읽는 시간이 선물이었습니다.
저도 이전엔 윤독을 해보지 않았거든요.
단언컨대 윤독만큼 생생한 독서법은 없는 것 같아요.
소리를 듣고 소리를 내는 그 모든 과정이 고요하고 평안했습니다.
또한 묵직하고 단단했습니다.
윤독의 매력에 완전히 빠져버렸어요!
저와 같이 윤독의 화사한 꽃길을 걸어가실 분,
아래 2기를 주목하세요.^^
궁금한 점은 댓글로 문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