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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율 Jun 29. 2018

긴 머리 흰 머리 다 포기했네

<2018년 6월 22일>


사람 마음이 이리도 간사하다.

긴 머리 좋다고 안 자른다고 장담, 흰 머리 염색 안 하겠다고 큰소리 친 게 작년이다.
이미 나는 긴 머리 댕강 잘라 초단발이다. 어느 날 문득 그렇게 머리가 자르고 싶더라. 며칠을 못 참고 미용실 달려가 자르고 말았다. 언제는 긴 머리가 그렇게 좋다며?! 그 마음 바뀌는 게 순식간이니. 마음이 달라지니 하루도 참기가 싫더라. 나도 내가 이리 변덕 부릴 줄 몰랐네. 여튼 그래서 요즘은 아주 짦은 초초단발로 하고 다닌다.



머리만 잘랐나? 미용실 디자이너 말에 홀딱 넘어가 염색도 해버렸다. 파마를 하러 갔더니 파마보다 염색이 시급하단다. 그때 흰머리가 꽤 자라나왔을 무렵인데 너무너무 보기 흉하단다. 사실 나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런데 남들 보기에 그렇게 흉하다니 마음이 또 사르르 흔들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홀라당 또 염색을 해버렸네. 아 내가 이리도 팔랑귀였나?

살면서 장담은 금물. 내 마음 언제 달라질 지 나도 모르니라. 그동안 남편에게 변덕 심하다고 맨날 뭐라 했는데 나도 뭐 그리 다를 게 없다. 아니 살다보니 그이를 닮아가나? 어쨌거나 저쨌거나 댕강 자른 단발이 썩 마음에 드니 변덕도 부릴 만 하네. ㅋㅋ 이래서 남편이 맨날 이랬다 저랬다 마음을 바꾸는 건가? 

염색은 그동안 해오던 헤나를 포기하고 일반 염색을 해보았다. 생각보다 냄새도 안 나고 할 만 하다. 헤나만큼 반짝반짝 예쁜 오렌지 색깔은 안 나오지만 시간이 덜 걸려 편리했다. 그리고 과천에서도 헤나 염색이 가능한 염색방이 있었다. 만약에 다시 헤나를 하고 싶으면 전보다는 쉽게 할 수도 있겠다. 언젠가는 누가 뭐라든 당당하게 흰머리 드러내고 다닐 날이 오겠지. 아마도 60은 되어야 그 용기를 내지 않을까 싶다. 반백으로 다니기에는 아직 너무 젊은가보이.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니 당분간은 이리 또 살아보자. 
어느 날 갑자기 '머리 기를 거야~~~' 할 수도 있고 
'염색 안 할래~~~' 할 수도 있으니 
내 맘대로 내멋대로 거침없이 살아보자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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