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감의 온도

설렘과 자기방어

by 노는여자 채윤

인생의 희로애락을 지나가는 많은 지점들에서, 특히 시작이라는 문을 두드릴 때 ‘기대감’이라는 감정은 늘 우리와 함께 합니다. 첫 출근 날, 결혼식 날, 아이의 입학식 날처럼 기대감을 안고 인생의 관문을 지나온 많은 순간들이 있었고, 앞으로도 기대감으로 채워질 날들이 우리 앞에 기다리고 있지요.


기대감에는 각자의 온도가 있습니다. 이 온도는 사람마다 다르며, 그 적정온도는 삶을 살아가며 스스로 알아가게 됩니다. 그 온도를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종종 아픔을 겪기도 하지요. 기대감은 새로운 시작 앞에 가장 자주 모습을 드러냅니다. 새로운 시작의 설렘은 불안과 나란히 걷듯, 기대감은 상반된 감정인 불안과 함께 찾아옵니다. 그리고 그 불안은 자기방어를 만들어, 기대감의 온도를 낮추기도 하지요. 셰익스피어는 “기대는 모든 고통의 근원이다”라 하였고, 앙드레 지드는 “기대감은 미래의 빛을 미리 당겨오는 일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기대감은 고통이 될 수도, 미래의 빛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를 조율하는 데에 ‘기대감의 온도’가 있습니다.


기대에 찼던 날들이 실망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설렘이 상처로 남기도 하며, 때로는 기대한 만큼 짜릿한 성과에 마음이 든든해지기도 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고통과 빛 사이를 오르내리며 각자의 온도를 찾아갑니다.

어느 날은 차갑고, 또 어느 날은 미지근했으며, 때로는 뜨겁게 달아올랐던 기대감의 온도. 유난히 뜨거웠던 기대감의 열기에 데인 듯 마음에 상처를 얻기도 했지요.

실망과 상처는 기대감 위에 자기방어라는 차가운 물을 부어 온도를 낮추고, 반대로 성취와 기쁨은 열정을 부어 온도를 높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저마다의 기대감의 온도를 만들어갑니다. 기대감의 온도는 설렘과 자기방어가 섞여 만들어지는 미묘한 체온이며, 설렘과 두려움이 한데 끓어오르며 빚어내는 감정의 온도이기도 합니다.


사람마다 다른 ‘기대감의 온도’는 서로 얽히고 섞여 새로운 온도를 만들어냅니다. 그 온도는 어떤 때는 따뜻한 온기로 세상을 품게 하고, 어떤 때는 얼음장처럼 차가운 냉기를 퍼뜨리기도 하지요.

적정한 기대감의 온도는 좋은 관계를 만들고, 인생의 도전을 만나게 하며, 우리를 성장하게 합니다. 그 온도를 알아가고 조율해가는 일, 어쩌면 그것이 인생을 배우는 또 하나의 과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의 기대감의 온도는 몇 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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