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손이 올라갈 때

호기심을 가르치고, 눈치를 배우게 하다

by 노는여자 채윤


“아이의 질문은 세상을 여는 열쇠다. 그 문을 닫는 건 어른의 시선이다.”— 익명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탐구자다. 질문은 그들의 언어이고, 호기심은 그들의 연료다.”

— 닐 포스트먼




“호박아, 언제나 호기심을 가지렴. 그리고 궁금한 건 물어보는 거야.”

“학교 공부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창의성이 중요해 진단다."


아이에게 나는 늘 그렇게 말해왔다.

질문하고, 탐구하고, 스스로 생각하는 아이로 자라길 바랐다.
그게 진짜 공부라고, 진짜 성장이라고 믿었다.


그날은 초등 저학년의 공개수업 날이었다.

‘궁금한 건 물어보라’는 선생님의 말에 아이가 연달아 손을 들었다.
“저요! 선생님, 그건 왜 그래요?”
아이는 마치 세상이 전부 새로운 것 마냥, 끊임없이 질문을 하며 수업 시간을 즐거워했다.


그런 아이의 모습이 귀엽기도 했지만 동시에 묘하게 불편함을 느꼈다.
나의 마음은 질문하는 아이보다, 주변 부모와 선생님의 시선을 먼저 신경쓰고 있었다.


“저 집은 참 적극적이네.”
“너무 나대는 거 아니야?”
그런 말이 실제로 들린 것도 아닌데, 내 안에서 이미 그들의 목소리가 웅성거렸다.


나는 아이에게는물어보라’고 했지만

동시에 ‘눈치도 좀 봐라’는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그때 깨달았다.

내가 말로만 가르친 ‘호기심’은 사회의 시선 앞에서 얼마나 쉽게 흔들리는지를.
나는 아이에게 창의성을 말하면서도, 동시에 ‘튀지 않게’를 바라고 있었으며, ‘질문하는 아이’를 응원하면서도, ‘조용한 아이’에게 안심하고 있었다.


자신감 있게 아이가 손을 들때

나의 마음은 사랑스런 아이를 향하지 않고, 사람들의 시선을 향하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이가 물었다.
“엄마, 오늘 나 질문 많이 해서 좋았지?”

자신있게 웃으면서 내게 건넨 그 한마디에

부끄러워졌다. 그리고 그 부끄러움은 잠시 내 마음에 머물었다.


동시에 평소 내가 아이에게

가르친 질문과 창의성 같은 단어들이 뇌리를 스쳤다.


“응, 정말 좋았어.”
이번엔 진심이었다.


호기심은 아이의 숨 같은 것이다.
세상보다 먼저 어른이 그 숨을 막아서는 안 된다.


아이의 손이 올라갈 때,
그 손을 내리게 하는 건 세상의 시선이 아니라
어른의 불안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이제 안다.

질문은 아이가 세상으로 내딛는 첫걸음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걸음을 멈추게 하지 않는 것,
그것이 어른인 우리가 해야 할 진짜 교육이라는 것을 말이다.


“아이의 질문은 세상을 향한 첫 걸음이다. 어른의 시선이 그 발걸음을 멈추게 해선 안 된다. 그리고 호기심은 아이의 숨결이다. 그것을 막는 순간, 배움은 멈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