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의 안도, 하지만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드디어—
한 달 반, 정확히 6주간의 교육이 끝나는 날이 왔다.
버티고, 눌리고, 평가받고, 또 평가받던 시간들.
아침마다 모닝테스트, 오후에는 미들테스트,
퇴근 전에 파이널테스트까지.
하루가 끝날 때면 내 머릿속은
시험지처럼 구겨진 종이 조각이 되어 있었다.
그 모든 과정의 끝에서
마지막 관문, 최종 실무 테스트가 눈앞에 있었다.
시험 시간은 1시간 30분.
하지만 체감상 그보다 훨씬 길었다.
마치 내가 이 자리에서 무너지기만을 기다리는
어떤 거대한 압력이 등 뒤에서 나를 밀고 있는 것 같았다.
테스트가 끝나고 나는 그 자리에서 바로 일어나지 못했다.
심장이 너무 크게 뛰어 자칫 서두르면 바닥에 주저앉을 것 같았다.
그리고 곧, 잔인할 만큼 담담하게 발표된 결과.
다리가 풀릴 정도의 안도감.
하지만 그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제 실무 교육 내려가면, 각자 업무 플로어 만들어오세요.”
강사의 그 말은 마치 또 다른 지옥의 문을 열어젖히는 소리 같았다.
플로어란, 실제 상담 흐름을 정리한 일종의 설계도.
규정, 항공 정책, 예외 사항, 좌석 규정, 티켓 규칙…
모든 걸 한 번에 정리해야 했다.
나는 그날 밤 10시까지 회사에 남아 있었다.
14시간 넘게 책상에 앉아 머리를 쥐어짜며 플로어를 만들었다.
배가 고픈지도 몰랐다. 어깨가 아픈지도 몰랐다.
눈이 따가웠지만 눈물인지 피곤인지 구분도 안 됐다.
그저 하나만 생각했다.
그게 유일한 위로였다.
희망이라고 말하기엔 초라했지만 그래도 그 하루를 버티게 하는 힘이었다.
그리고 나는 깨닫고 있었다.
누구에게도 내 마음을 말하지 못하고, 아무에게도 기대지 못한 채,
나는 스스로를 쓰다듬으며 하루하루 버티고 있었다는 걸.
하지만 사실은 내가 점점 고갈되고 있다는 걸 그때의 나는 알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