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아빠는 나를 유독 예뻐했다.

뒤를 돌아보면 늘 거기 있었다.

by 소윤담

아빠와 고모는 나를 엄청 예뻐했다.

사진을 보면 안다.

늘 내가 가운데에 서 있고,

아빠의 손은 항상 내 어깨 위에 얹혀 있다.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또렷하게 기억하는 장면은

두발 자전거를 배우던 날이다.

아파트 단지 안,

저녁 햇살이 길게 늘어지던 시간이었다.

나는 몇 번이나 넘어졌고,

무릎에는 이미 작은 상처가 생겨 있었다.

“아빠, 나 못 타겠어.”

울먹이던 나를 보고도

아빠는 절대 ‘그만하자’고 말하지 않았다.

“넘어지는 건 배우는 거야.”

아빠는 내 자전거 뒤를 붙잡고 뛰었다.

숨이 가빠질 만큼,

운동화를 질질 끌면서도 끝까지.

“앞만 보고 가. 뒤돌아보지 말고.”

나는 겁이 나서 몇 번이나 고개를 돌렸다.

그때마다 아빠는 거기 있었다.

내 바로 뒤에서.

그러다 어느 순간,

손의 무게가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혼자 달리고 있었다.

넘어질 것 같았지만 넘어지지 않았고,

멈출 것 같았지만 멈추지 않았다.

뒤를 돌아보니

아빠는 멀리서 두 손을 번쩍 들고 있었다.

마치 내가 세상을 정복이라도 한 사람처럼.

그 표정을,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아빠는 시간이 날 때마다 우리 가족을 데리고 나갔다.

여름이면 당연하다는 듯

캐리비안베이에 갔고,

겨울이면 스키복을 챙겨 휘닉스파크로 향했다.

나는 그게 특별한 사랑인지 몰랐다.

모든 아빠가 다 그런 줄 알았다.

아침마다 방문이 열리면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잘 잤냐?”

잠결에 고개를 끄덕이면

아빠는 내 머리를 한 번 쓰다듬고 나갔다.

그 손길은 늘 따뜻했다.

퇴근길에는 꼭 옷을 사왔다.

대부분은 카키색, 무채색.

내 마음에는 들지 않는 색들이었다.

“이게 세련된 거야.”

나는 입을 삐죽였고, 아빠는 웃었다.

그 웃음에는 늘 여유가 있었다.

내가 싫다고 해도, 결국은 입게 될 걸 아는 사람의 웃음.

그 시절의 나는 아빠가 나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굳이 계산하지 않았다.

사랑은 확인하는 게 아니라

숨 쉬는 것처럼 당연한 거라고 믿었으니까.

나는 당연함이 영원할 줄 알았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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