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는 두려움이 아니라 나를 지키는 용기
원추절제술 후 나는 결심했다. 이제 내 몸을 지키지 않으면, 최악의 상황, 자궁 적출까지 갈 수 있다는 현실을 알게 된 것이다.
연애와 성생활, 관계 자체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예방주사는 반드시 맞고, 피임약이나 콘돔을 통해 내 몸을 지키는 선택은 필수다.
나는 한때 산부인과를 가는 것이 두려웠다.
20대 때, 의자에 앉아 다리를 벌리고 진료 보는 것만으로도 마치 벌을 받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몸에 이상이 있어도 참고 견뎠고, 그 결과 회음부는 극심한 가려움과 상처로 신음해야 했다.
살이 벗겨지고 피가 흐르고, 때로는 고름까지 나왔다. 수영복을 입을 때도 삼각 대신 치마가 있는
안전한 디자인만 고르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남자 의사가 있는 곳에서도 당당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고, 내 몸의 권리는 내가 지켜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보이지 않는 질병도 숨기지 않고, 미루지 않고,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 이것이 산부인과가
나에게 준 가장 큰 용기였다.
여전히, 어리거나 젊은 여성이 혼자 산부인과를 찾으면 수군거림이나 시선을 의식하게 되는 현실은 남아 있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손가락질은 많이 줄었고, 정보 접근성과 사회적 이해도도 높아졌다.
우리 몸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 보이지 않는 내부의 질병까지도 당당하게 마주하고 관리해야 한다. 산부인과의 ‘치욕의 의자’는 더 이상 두려움의 장소가 아니라, 내 건강을 지키기 위한 공간이 되어야 한다.
두려움보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 강해질 때, 진짜 건강을 지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