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중이다. 여름에 비키니를 입기 위해서도 아니고 55에서 44로 가기 위한 것도 아니다. 고도 비만에서 비만으로 하향 조정을 하기 위함이다.
물론 다이어트가 처음은 아니다. 체중 감량에 종종 성공했었고 늘 오는 요요를 막지 못했다. ‘살 빼면 예쁠 텐데’, ‘넌 왜 살 빼려고 노력하지 않아?’, ‘살 쫌 빼면 바로 소개팅해줄게’…. 돌이켜보면 그때의 다이어트는 남들의 시선에 의해서 시작되었다. 그러다 보니 밖에서는 참다가 집에 와서 폭식을 하기 일수였고 다이어트는 실패로 돌아갔다. 더 큰 문제는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가 심해졌고 자존감은 점점 낮아졌다.
살은 빼고 싶지만 식욕은 포기할 수 없었던지라 더 찌지만 말자라는 마음으로 버티고 있었다. 연초에 분가를 하고 배달음식을 먹으며 자유를 만끽하다 보니 어느새 몸무게 앞자리가 바뀌어있었다. 여기서 더 살이 찔 수 있다니… 인체의 무한함에 경의를 표할 뻔했다. 경계 없는 턱선, 자꾸 터지는 바짓가랑이가 경고를 보내고 있었지만 모른척하고 본능에 충실한 결과였다.
최고 몸무게를 찍은 그날로 유명하다는 다이어트 한의원을 찾아가 약을 지었다. 다행히 약발 덕분에 식욕이 줄었고 덩달아 몸무게도 줄었다. 두 턱이 얇아졌고 꽉 끼던 바지가 아주 조금 헐거워졌다. 미세하지만 변해가는 몸이 좋았다. 이따금 솟구쳐 오르는 식탐도 스스로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 ‘한 번인데 어때, 다른 사람들은 몰라’하며 타협하던 모습에서 ‘먹고 후회할 텐데, 조금만 더 참아보자’라며 스스로를 달래는 나를 발견했다.
타인에게 잘 보이기 위함이 아니라 ‘나’를 위한 첫 다이어트 중이다. 100일 동안 총 8 킬로그램을 감량했다. 가진 몸무게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하지만 욕심내지 않기로 했다. 멈추지 않는 것이 중요하니까. 이 다이어트의 최종 목표는 내가 만족하는 내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