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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산 Sep 28. 2024

방향 잃은 협회에 고함

한국언어재활사협회의 ‘알 수 없음’님들에게

한국언어재활사협회의 ‘알 수 없음’님들에게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언어재활사들을 대표하고 그들의 권리를 보장하며 서비스 질적 향상에 힘써야 하는 단체인 사단법인 한국언어재활사협회(이하 협회)에 몸담고 계신 일부 ‘알 수 없음’ 여러분께 고합니다.

제가 여러분을 ‘알 수 없음’이라 통칭하는 이유는 대체 여러분의 정신세계에 무엇이 들어차 있길래 협회의 존재 목적을 잊은 채 물을 흐리며 썩은 냄새가 진동하게 하는지 정말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느닷없이 11, 12회 언어재활사 국가고시에서 사이버대학 언어치료학과 출신 응시자들에게 시험 자격을 준 국시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더니, 1심에서 각하되었죠. 소송의 명분이 부족했으니까요.

당신들은 2심에서 대형 법무법인을 선택하더군요. 전관예우라는 소리도 들려옵니다만, 2심의 승소 결과에 많은 이들이 당황했고 탄식했습니다. ‘알 수 없음’, 당신들이 기쁨을 표현하는 방법을 보고 나는 탄식을 넘어 절망했습니다. 국가자격증의 유지와 전문 인력의 관리를 나라로부터 위탁받은 협회가 이렇게까지 낮은 수준이라는 사실에 경악했습니다.

진정 부끄럽지 않으신가요?

이런 말도 안 되는 공지를 띄우라고 지시한 사람도 어느 학교의 교수이고 협회의 임원일진대, 배울 만큼 배웠다는 사람이 하는 행동은 어린아이만도 못했습니다. 어려울 때 함께하고 기부금을 받았던 기억은 지워버린 채, 이젠 쳐내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습이라니.

‘알 수 없음’ 여러분과 사이버대학 언어치료학과 관계자들 사이에 어떤 말과 감정이 오갔는지 모르겠습니다. 분명한 건 ‘알 수 없음’님의 악에 받친 싸움의 시작이 수많은 선량한 피해자들을 양산했다는 점입니다. 재학 중 뭔가 잠재적 불량 학생 취급당하는 느낌, 교수님들의 예민한 반응들…그 배경을 알게 되었습니다.


전 당신들 밥그릇 싸움 따위 관심이 없습니다. 11, 12회 사이버대학 언어치료학과 출신 국가고시 합격자와 그 이후 응시 예정인 학생들은 그저 피해자일 따름입니다. 스스로 보호하려고 부당함에 맞서 ‘나비 효과’를 기대하며 작은 몸부림이라도 쳐보는 사람들입니다.

‘알 수 없음’님, 사이버대학 출신 언어재활사들의 협회 회원 가입을 거부하며 다시는 회원 가입을 시도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써야 선입금받은 회비를 돌려주겠다고 탈퇴원을 강요했죠. 협회 정관을 어기면서 말입니다. 자격증 유지 보수 교육 수강에 불편함을 초래하는 당신들의 행태에 분노했습니다.


사이버대학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은 일과 가사, 육아, 학업을 병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극한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잠자는 시간을 쪼개가며, 자발적 동기로 20대 대학 시절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장애 아이의 부모님들도 많이 계시죠. 특수 교육이나 상담, 재활 관련 분야를 이미 전공한 분들도 있고, 석사 이상 학위를 갖고 계신 분들도 있습니다. 전공과목의 ‘질의응답’ 게시판은 늘 질문과 답변이 활발했습니다.


장애인복지법에 전문대학, 대학, 대학원 졸업자가 언어재활사 시험에 응시할 자격이 있다고 나와 있고, 거기에 ‘원격 대학’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 정당한 학위를 취득한 이들에게 자격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알 수 없음’ 여러분, 원격 대학의 실습을 오프라인 대학의 그것과 질이 다르다고 주장하는 여러분! 10회까지는 원격 대학의 자격 취득이 인정되고, 갑자기 11회부터 자격이 없다고 말하며 법적 다툼을 벌이려는 진짜 이유가 무엇입니까?

11, 12회는 코로나 시기에 공부한 학생들입니다. 대부분 오프라인 학교들도 그 시기에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했는데, 그들의 공부도 모두 취소하고 새로 해야 합니까? 고등교육법상 원격 대학의 학위도 차별 없이 인정됨에도, 시대의 변화를 무시하고 과거의 법 문구를 붙들고 트집 잡는 이유는 두렵기 때문이 아닙니까? 오프라인 대학 출신임에도 원격 대학 출신 언어재활사들과 별다른 차별점은 없고, 사이버대학의 학생 수가 많아지면서 경쟁자가 되니 설 자리 잃을까 두려워 발악하는 모습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채팅방에서 닉네임 뒤에 숨어서 의대나 로스쿨 과정이 원격으로 이뤄지냐며 경험해보지도 않고 사이버대학에서 쉽게 언어재활사 자격증 취득한다고 비웃는 분들, 본인들이 정말 의대나 로스쿨 과정처럼 긴 인고의 시간을 거치며 노력하고 실력을 쌓으신 건 맞나요? 아니라는 거 누구보다 스스로 잘 알지 않나요? 의대, 로스쿨에 비유한다고 모자란 실력이 채워지는 건 아닙니다. 중요한 건 출신 대학이 아니라 졸업 후에도, 자격증 취득 후에도 끊임없이 공부하고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일 것입니다. 그만큼 열정과 경력이 더 중요한 분야이죠.


‘알 수 없음’님들. 당신들이 외치는 ‘실습 인증제’가 제대로 도입되기를 누구보다 간절히 바랍니다. 사이버대학에만 실습 관리 감독을 적용할 게 아니라, 당신들이 그렇게 더 낫다고 주장하는 오프라인 대학들에도 똑같이 적용하시길 바랍니다.

서로 모자란 부분에 대해서는 채우고, 함께 시너지를 내며 성장했으면 합니다. 장애인복지법은 장애인 복지를 위한 법이지, 기득권 언어재활사들의 일자리를 보장하기 위한 법이 아님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본인의 노력은 거하게 치켜세우면서, 상대의 노력은 근거도 없이 먼지처럼 뭉쳐 던져버리려 하지 마세요.


무엇보다 지금 현장에서 언어치료 대상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대상자 가족과 언어치료사들은 이런 싸움을 계속 지켜볼 만큼 한가하지 않습니다. 협회는 현장에 도움이 되는 교육과 세미나 주관, 치료사와 대상자에게 유익이 되는 법률과 제도 정비에 힘써 주세요. 협회의 일방적 일 처리와 소통 부재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회원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알 수 없음’님들, 당신들의 열등감과 두려움은 각자의 몫입니다. 부디 자격이 되시는 분들이 협회의 흐려진 물을 정화해 주시길 바랍니다.


국시원과 협회의 3심 결과가 오염되지 않은, 합리적인 과정과 상식적 판단으로 도출되길 기대합니다. 그리고 제발 국가자격증은 국가에서 관리합시다. 민간단체는 자격증 관리의 주체가 되어서는 아니, 아니, 아니 되옵니다!!



한 명의 언어재활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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