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당신의 MBTI 가 궁금해.

by 우주사슴

MBTI, 네 글자로 사람을 나누는 방식은 단순해 보이지만, 사회적 맥락에서는 생각보다 큰 영향력을 가진다. “MBTI 뭐예요?”라는 질문은 겉보기엔 가벼운 호기심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사람을 네 가지 특성으로 단순화하고, 그 틀 안에서 행동과 성향을 해석하려는 시도로 이어진다. 이런 질문을 받을 때 느끼는 부담감은, 개인의 사고와 경험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단순성에서 비롯된다. 나는 그 틀에 갇히고 싶지 않다. 나는 더 다양하며, 단순한 범주로 설명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MBTI를 완전히 거부하는 시선 또한 현실적이지 않다. 많은 사람에게 MBTI는 대화의 출발점이자, 자기 이해를 위한 참고 자료일 뿐이다. 도구로서 유용함을 인정하면서, 그 한계를 의식하는 균형이 필요하다.


상반되는 성향이 비율상 합이 100이라 해도, 절대적 총량은 사람마다 다르다. 동일한 비율이라도 한 사람에게는 강하게, 다른 사람에게는 미약하게 나타난다. 시간과 환경, 경험에 따라 성향은 다르게 발전하며, 사람마다 고유한 루트가 존재한다. 초기 조건이 같아도 전개 과정과 결과는 달라진다. 단순한 분류로 사람을 정의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나는 남에게 MBTI를 묻지 않는다. 타인의 시선으로 내 성향이 정의되는 순간, 나는 틀에 갇히게 된다. 대신 나는 스스로 느끼고 경험하며 판단한다. 그렇다고 MBTI가 무의미한 도구라는 뜻은 아니다. 사회적 코드로서 대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고, 상대를 이해하는 참고점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 문제는 그것을 절대화하거나 단순화해 자신과 타인을 판단하는 데 있다.


사실 MBTI의 출발점 자체가, 타인을 이해하고 싶은 욕망에서 비롯된 것 아닐까. 사람들은 네 글자를 통해 서로의 차이를 간단히 확인하고, 상대를 이해하려는 초기 장치를 마련하고 싶어 한다. 한국에서 MBTI가 큰 인기를 끄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타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에 대한 갈망이, 사회적 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 결과다. 직접적인 대화만으로는 상대의 성향과 사고를 충분히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MBTI는 비교적 손쉬운 이해의 도구가 된다.


예술이나 음악 장르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장르는 크게 나뉘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하위 장르가 무수히 존재한다. 어떤 작품은 독특한 개성 때문에 그 자체가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기도 한다. 사람의 성향도 마찬가지다. 초기 분류나 상대적 비율만으로는 표면적인 특징만 보일 뿐, 실제로는 개별적이고 독창적인 스펙트럼이 존재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주체적 자기 탐색과 도구의 유용성을 동시에 이해하는 균형이다. MBTI는 편리하고 직관적이지만, 그 안에 담긴 개개인의 다양성과 변화 가능성을 포착하지 못한다. 나는 타인의 시선에 의해 규정되지 않고, 스스로 느끼고 판단하며 자신의 다양성과 변화를 체험하려 한다. 동시에 MBTI를 사회적 코드와 참고 자료로 활용하며, 도구의 한계와 가치를 함께 인식하는 것. 이것이 자기 이해와 타인 이해 사이에서 흔들리지 않고 설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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