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색

by space b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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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의 색이 빠져 간다.

빨강 또는 노랑을 거쳐 갈색으로 변해 간다.

초록에 가려 보이지 않던, 머금고 있던 색들이 드러난다.


사람도 나이가 들어가면,

초록을 닮은 선명한 젊음이 우리 곁을 지나고 나면

탈색이 되겠지.

그러고 나면 무슨 색이 남을까?


그냥 편안한 색이 남았으면 좋겠다.

모든 것이, 누구든지 다 그럴 수 있다고 동의를 하고 있으면 좋겠다.

젊어 보이고, 늙어 보이고.. 주변의 나이를 기웃거리지 않고

정확한 시절을 살고 있으면 좋겠다.

30cm 자를 들고 상대적인 것들의 치수를 재며 그 희비로 얼굴을 얼룩지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36색 크레용을 앞에 두었다면

나보다는 너의 색이 도드라지게

오른쪽 가장자리의 무채색 중의 하나를 선뜻 고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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