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주만화가 Nov 12. 2024

[단편소설] 사랑을 위한 달리기 #3

**

비행기에서 벌어진 대혼란 속에서, 이브가 혜성처럼 등장한다. 승객들의 울음과 비명소리를 한 번에 잠재우는 짐승 소리가 기내에 울려 퍼진다. 그리고 1등석으로 연결된 계단을 타고, 제프 베일린의 안내를 받으며 이브가 천천히 우리들 앞에 나타난다. 사람들은 말한다. 하느님 맙소사. 이브잖아? 이브가 여기 타고 있었어? 오 하느님. 어쩌면 살 방법이 있을지도 몰라!


이브는 따뜻하게 데워진 기내식이 들어있는 서빙 카트 위에 서서, 눈물과 콧물로 엉망이 된 호모 사피엔스들의 얼굴을 내려다본다.


“걱정 마세요 ‘인간’ 여러분. 항공기 조종의 기본 원리는 제가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천재 침팬지 이브는 샌프란시스코 발 도쿄행 비행기의 조종간을 잡게 되지만, 실상 그는 단지 말하는 침팬지일 뿐 천재 유인원은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나게 된다. 비행기는 그대로 추락했다.


작가의 이전글 [단편소설] 사랑을 위한 달리기 #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