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모르는 곳을 간다는 것은 두려움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럴 경우 사전에 많은 자료를 찾아서 준비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러나, 아무리 계획하고 준비를 한다고 해도 완벽한 여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히려 계획대로 여행한다는 것은 뻔한 이야기가 될 수 있다.
대신 여행 중 우리가 준비하지 못한 어떤 상황에 우연히 만나는 상황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바라보거나 여유로운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사실 우리 가족은 국내에서도 캠핑 여행을 종종 다닌다. 그래서 유럽여행을 하면서도 캠핑을 선택한 것은 우리 가족의 여행 습관이기 도 하다.
캠핑 때문 우리는 주로 렌터가로 이동하였고 주로 차로 이동했지만, 유럽에서 걸어보기(Rambling)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유럽의 역사 속 수많은 전쟁 또는 지주들이 땅을 독식하는 과정에서 유럽인들의 이동자 유가 현실적이지 않았던 시대도 있었다고 한다. 현재와 같은 자유로운 이동을 위해서 많은 도전이 있어왔고 그들이 이루어 놓은 결실을 우리는 공기처럼 느끼고 있는 것이었다.
우리 가족이 여행한 체코,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독일과 다시 체코로 오는 일정을 통해 알프스를 걸어보는 자유를 경험하였고 나라와 나라를 연결하는 도로를 검문소도 없이 이동면서 유럽연합(EU)으로 통합된 유럽의 사라진 국경을 체험하게 되었다.
사라진 경계를 자유롭게 달리다 보니 한반도 분단은 아픔으로 느끼게 되는 여행이 되기도 하였다.
우리 가족이 처음 방문한 체코에서는 독재와 싸워서 민주주위를 쟁취한 역사 속에서 지난해 광화문 광장의 촛불을 보게 되었고, 음악과 자연의 나라인 오스트리아에서는 넉넉한 유럽 속 문화적 유산을 만났다. 이탈리아에서는 자연과 자부심을 만났다. 그리고, 독일에서는 산업화된 도시와 실용적인 문화를 만났다.
우리 가족에게 여행이란 인생과 닮아 있다는 것을 이번 여행을 통해 느끼게 되었다. 항상 계획을 하지만, 대부분 계획대로 되는 않는다. 어떤 때는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하지만, 이를 통해서 새로운 기회를 만나기도 하고, 그 나름대로의 의미를 찾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여행은 있는 그대로의 삶을 충실하게 바라보게 한다.
여행 가기 전 줄곳 들어온 존 레넌의 이매진(Imagine)의 가사처럼 그 어떤 틀로서 자유를 제약하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느끼게 하고 있다. 우리가 경험한 것은 작은 부분이지만 가족여행을 계획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유럽 문화를 만나기 위한 준비
유럽으로 여행을 하기로 하면서 사전에 유럽에 대한 공부를 틈나는 대로 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우리는 많은 뉴스와 서적을 통해 유럽에 대한 정보를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사회보장이 잘되어진 유럽에 대하여는 일종의 동경을 가지고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사실 유럽은 어쩌면 양면성이 있다고 보는 시작은 어떨까 생각해 본다.
역사와 전통 그리고 근대문화의 원류라고 할 수 있지만 아프리카와 아시아 식민지 침탈의 중심지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민주주의 및 근대국가의 사상이 비롯된 지역이기도 하다.
또한 종교전파와 갈등이 시작된 곳이기도 하고 나치와 무솔리니와 같은 전체주의를 겪었는가 하면 프랑스혁명과 근대 프랑스의 탈 근대화 움직임으로 인간과 자연을 향하는 포스트모던 운동까지 긍정과 부정이 혼재한 곳이기도 하다.
몇 년 전에는 유럽 테러가 뉴스에 종종 등장하다 보니 가기 두려운 곳이 되어 결혼 10주년에 가려고 했던 여행을 뒤늦게 가게 되었다.
또한, 최근 극우 주위자들의 테러가 나타나기도 하며, 인종범죄가 나타나기도 하는 곳이다.
그러나, 세상 위험하지 않은 곳이 어디 있을까 사람 사는 곳에는 언제나 일정 위험은 항상 존재하게 된다고 생각하고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여행을 하게 되었다.
결국, 여행이라는 행위에서 가장 중요한 시작은 마음가짐일 것이다.
우리가 여행을 기록한다는 것은 그 시대의 세상을 이방인의 시각으로 본다는 데 의미가 있다.
어쩌면 우리가 만든 시각이 그 시대가 아닌 다른 시대의 후손들에게 가치 있게 받아들여지게 될 것이다.
얼마 전 TV에서 소개한 연암 박지원 선생의 기행문인 열하일기에서 중국을 여행하면서 그들의 생활방식을 통해 깨달은 바를 후세에 남겼다.
그의 글은 청나라의 문물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부국강병과 풍요로운 경제와 의식주를 개선하자는 ‘북학’이라는 실학 영역을 만들어 가며 당대 조선이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갔다.
문화라는 것은 다른 문화를 나에게 맞는 문화로 변형하고 받아들이는데서 시작한다.
고 김대중 대통령께서 생전에 문화인들과의 행사에서 연설한 내용을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다. 내용은 한류를 만든 가장 큰 동력이 민주주의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하셨다. 또한, 한류가 크게 성장하기 전 김대중 대통령이 일본 대중문화를 개방하였다는 이야기를 하며 문화는 서로 부딪혀야 발전한다는 철학을 이야기하셨다.
과거 연암의 시대와 최근 우리가 한류로 세계와 문화를 교류하는 시대에 이르기까지 문화를 성장시키는 것은 다양한 문화가 서로 만나고 경쟁하고 서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문화를 서로 끌어올리게 된다.
여행은 그런 행위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과거 연암 시대보다 많은 곳을 쉽게 다닌다. 그만큼 세상의 변화 속도가 빨라졌고 교통과 통신, 기록이 손쉬우면서도 더욱 많은 정보를 찾아볼 수도 있고 만들어 낼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다양한 앱 등 IT 도구를 여행에 활용했던 경험과 여행지에서 찾게 된 가치를 담아보고자 했다.
사실 여행지를 알기 위해 가장 많이 보게 되는 것이 여행안내 책자인데, 사실 많은 관광지 정보와 먹거리 가계와 여행지가 나와 있지만, 어떤 면에서는 광고에 가까워 보여서 여행지의 의미를 찾아내지 못하기에 여행책자만 봐서는 어느 곳을 여행할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차라리 그 나라의 역사를 알고 있다면, 여행지가 과거를 만나는 스토리텔링이 있는 여행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여행을 하기 전 좀 더 시간을 두고 여행지를 공부해두면 좋을 것 같다.
여행지에 대한 역사와 문화에 대하여 알게 된다면, 실제 여행지에서는 좀 더 많은 것을 보게 된다. 여행을 다녀온 이후라도 여행지 정보를 찾아보게 되면 여행지에 대한 의미가 각별해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