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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체코 프라하

다시 체코 프라하 밤거리

by 금빛나무

다시 체코 프라하 밤거리


다시 프라하에 도착하며, 프라하 밤거리를 보고 싶었다.

밤의 까를교 분위기는 낮과는 다른 세상이었다.

야간 행사와 길거리 공연도 많다.


카를교를 걸어가면 많은 예술가들과 걸인들을 볼 수 있었다.

예술가들은 여러 작품을 팔기도 하고, 캐리커처로 그림을 그려주기도 한다.

또한, 자신 음반을 놓고 공연을 하기도 한다.

특히, 걸인들을 보면서 안타까운 것은 강아지와 함께 구걸을 하는 모습을 보면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 들게 만든다.

이처럼 카를교가 유명한 이유는 이곳 다리에서 보는 경치로 프라하의 많은 부분을 조망할 수도 있고 사람들의 다양함과 문화를 볼 수 있어서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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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교에는 많은 동상 중에는 유명한 전설이 있는 동상이 있다. 우리나라 MBC의 프로 서프라이즈에도 소개된 네포무크 동상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실제로 그 동상 주변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동상 속 어떤 사람과 개를 만지면서 행운을 빈다.

그러나 사실 그 동상은 안타까운 사연이 있다. 이 동상은 14세기 말 프라아 대주교 성 요한 네포무크가 카를교에서 떨어지는 모습을 담은 것이다.


밤까를교.png ▲ 까를교의 밤



바츨라프 4세가 프라하를 통치할 때 성 요한 네포무크는 프라하 담당하는 주교로서 왕비의 고해성사를 들어주는 임무를 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왕비는 외도 사실을 털어놓았다고 한다.

왕은 네포무크에게 고해성사 내용을 털어놓으라고 추궁을 했으나 네포무크는 종교적 신념을 지키기 위해 이를 발설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서 성 요한 네포무크는 고문을 받은 후, 프라하의 카레르 다리 위에서 블타바강에 떨어졌다고 한다.


까를교동상1.png ▲ 까를교 네포무크 조각상

조각을 살펴보면 네포무크가 커를교에서 떨어지는 모습이 조각되어 있다. 그러나 많은 관광객들은 단순히 소원비는 곳으로 생각하고 왼쪽에 강아지와 사람을 만지고 소원만 빌기 일수다.


우리 아이도 그 자리에서 즉석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왼쪽 강아지를 만지면 키우는 반려견 소원이 이루어지고, 사람을 만지면 주인 소원이 만들어진다는 상상을 만들어 냈다.

하지만 언젠가 우리 아이가 이 글을 보면 이때 기억 속의 조각상이 신념을 지키며 살아가던 숭고한 삶에 대한 이야기임을 이해할 날이 올 것 같다.




애플 박물관


프라하 시내를 거닐다가 애플 박물관을 만났다.

사실 나는 애플스토어 같은 곳인가 해서 들어가려니 입장료를 받는다고 한다.

애플 박물관에서는 스마트폰을 파는 것도 아니고, 순수하게 스티브 잡스와 애플을 기념하는 박물관이다.


일개 기업과 기업인인 스티브 잡스, 애플과 스티브 잡스에 대하여 이렇게 기념을 할만하다는 것 만으로 대단하다. 사실 필자 역시 IT업계에서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 존경해왔다.

애플의 혁신을 이해하려면, 스티브 잡스를 이해해야 한다.


애플박물관.png ▲ 애플 박물관


그는 동양의 명상까지 그들은 받아들이게 되면서 히피족이던 스티브 잡스는 인도의 간디 아쉬람에서 동양의 직관성을 키워나갔다. 그의 아이폰이 전 세계적일 수 있는 이유도 그가 동서양의 시각을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 일 것이다.


또 한 가지 그가 이야기하는 메시지는 강렬하면서도 마음을 움직인다.

스티브 잡스의 광고 중 Think Different를 보면 내용이 세상을 바꿀 만큼 미친 사람들이란 주제로 마하트마 간디, 아인쉬타인 , 마르틴 루터, 알리 등 사진과 함께 이들처럼 세상을 변화시킨 사람들의 얼굴이 다음의 광고 카피와 함께 나온다.


이 광고 카피를 보면 가슴 벅차오르는 뜨거운 열정이 느껴진다. 그리고 이 시기 스티브 잡스가 기존 거대기업 IBM 로고 앞에서 조롱하는 손짓을 하며 마치 해적들처럼 해적 깃발을 날리는 사무실에서 애플을 시작했을까 하는 도전적 자세가 느껴진다.

그것은 틀에 박힌 보수적인 사회에 대한 비판과 함께 변화시키겠다는 열정이 결합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실 그러한 도전을 꿈꾸어야 하는 것은 우리 사회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동안의 한국사회에서는 학벌과 지역에 따라 차별받는 실력 있는 사람들이 많다.

좋은 대학을 나와야 인정받고, 그중에서도 성골, 진골과 같은 차별이 존재한다고 한다.

이들 중에서도 집안 배경이 있어야 더욱 인정받는 다고 한다.

2016년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일들을 기억할 것이다. 그동안의 현실 속 엘리트들은 그다지 유능 하지도 도덕적이지도 않다는 것을 보아 왔다. 그들은 부모 잘 만나는 것도 능력이라고 하며 계급 화 된 먹이 사슬의 꼭대기에서 민중은 개. 돼지라고 무시해왔었고 단지 그들이 믿던 대통령과 그들을 대변하던 정당만 무너졌을 뿐이고 여전히 앞으로 힘든 변화가 예상된다.


그럴 때 스티브 잡스의 Think Different를 보면 길들여지지 않고 변화를 꿈꾸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변화를 만들어가는 마음가짐을 생각해본다.


https://youtu.be/gi5k3lxy6eM


“여기 미친 사람들이 있습니다. 부적응자, 반항아, 문제아. 네모난 구멍에 둥근 팩을 처넣는 것처럼 사회 부적격자 들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사물을 다르게 봅니다. 그들은 규칙을 좋아하지 않고 현상 유지를 원하지도 않습니다. 그들을 찬양할 수도 있고, 그들과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그들을 찬미할 수도, 비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할 수 없는 딱 한 가지는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들은 뭔가를 바꿔 왔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인류를 진보시켰습니다. 어떤 이들은 그들을 미쳤다고 말하지만, 우리는 그들에게서 천재성을 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할 만큼 미쳤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Here's to the crazy ones. The misfits. The rebels. The troublemakers. The round pegs in the square holes. The ones who see things differently. They're not fond of rules. And they have no respect for the status quo. You can quote them, disagree with them, glorify or vilify them. About the only thing you can't do is ignore them. Because they change things. They push the human race forward. And while some may see them as the crazy ones, we see genius. Because the people who are crazy enough to think they can change the world, are the ones who do.”




숙소로 가는 길


사실 우리가 여행을 통해 느낀 유럽 문화는 근대 식민지 개척시대 문화보다는 이후 68 혁명 이후의 젊은 이들은 유럽에서 평등과 , 사회복지, 인권, 환경 등 조화를 이루는 개념으로 발전시킨 유럽 문화를 보게 되었다.


우리 역시 유럽을 여행하면서 우리와 다른 서구의 문화가 동양 문화와 연결되는 지점이 있었던 것을 여행을 통해 느껴왔다. 예를 들면 몽골사람들이 가져간 양배추 절임이 유럽 음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고 우리나라의 브랜드 갤럭시 스마트폰이 그들의 일상이 되고, 체코 공항의 한글 안내처럼 세상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프랑스 68 혁명이 기존의 권위주의와 인간소외에 대한 반발로 인권과 생명, 사회의 민주적 질서를 추구했듯이 프라하 바출라프 광장에서도 벨벳 혁명으로 인한 희생을 통해 인권과 민주주의에 대한 흐름을 있어왔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도 2016년과 2017년 광화문 촛불 혁명으로 인권과 민주주의의 흐름에서 세계사적인 획을 이루어 왔다.


▲ 까를교 주변 불 묘기를 하는 소녀


우리 일상 속 혁신을 이룬 스마트폰의 시작으로 평가되던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의 직관적인 디자인은 아시아의 직관이 결합된 처럼 세상의 변화 원인은 만남이 중요할 수 있다.


좁아진 세상에서 새로운 세상을 변화로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가치와 다른 세계의 가치를 결합하는 경험이 필요하다. 그리고, 현재 가치와 과거 가치를 결합하는 것도 필요하다. 결국 그러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우리가 가진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것을 말한다.


숙소로 가는 길에 까를교 주변에서는 불 묘기를 하는 소녀를 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이곳에 온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도 프라하가 현대화된 도시가 아닌 역사와 전통이 남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도 오랜 시간이 멈춘 도시에서 현대와 과거가 교차하는 공간에서 까를교 배경과 함께 불 묘기를 보면서 몽환적인 기분이 들었다.





삶 속에서 숭고함이란 어떤 가치를 지향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비극적인 네포무크의 삶도 그러했지만 애플의 스티브 잡스 역시 그런 삶을 살았다고 보인다.

가치라는 것은 함께 갈망하던 그 시대의 갈증인지 모른다. 이러한 가치들이 모인다면 무엇이 될까?

한국사회에서 2017년 광화문 촛불 혁명을 이루고 체코에서는 벨벳혁명이 있었다. 우리 사회 속에서도 다양한 가치 충돌이 있지만 그 속에서도 세계 여러 국가를 뛰어 넘나드는 정신을 볼 수 있다.

그것을 시대정신(Zeitgeist)이라고 할 수 있는데, 시대정신은 전 세계적으로 이어진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글을 쓰는 2019년 홍콩에서는 시민들의 권리 투쟁에서 한국의 민주화를 부러워하고 한국의 민중가요를 부르며 시위한다. 우리는 그들을 보면서 마음 아파한다. 그리고 우리의 광화문 시위에서도 프랑스혁명 속 레미제라블의 노래를 했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세계의 변화와 시대정신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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