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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N to AUS

10개월 공백도 문제없었던 이민비자 도장

by 우주소방관 Feb 27. 2025

https://brunch.co.kr/@spacef-fighter/120

택배 기사님의 잘못으로 분실됐던 SSN카드와 그린카드는 찾지 못했다. 택배사 측의 잘못이라면 그린카드 재신청 시 무료로 발급가능하지만 USPS도 USCIS도 서로에게 연락해 보라고 할 뿐 나 몰라라 해서 결국 그렇게 종결되었다. 그래서 우리에게 있는 것은 이민비자 도장뿐이었다. 도장은 임시여서 받은 날로부터 1년만 유효하다. 우리는 작년 5월에 받았고 한국에서 이민 준비 후 10개월 만에 출국한 일정이었다.

남편의 부상으로 출국일이 몇 주가 더 미뤄지면서 나는 더 조바심이 났다. 영주권자인 상태로 해외에 오래 체류할 경우, 입국심사할 때 잘못 걸리면 입국 거부 당할 수도 있다는 사례들을 건너 건너 들었기 때문이다. 이미 10개월을 한국에 있었고... 대통령도 트럼프고... 머리가 너무 아팠지만 일단 목발 짚은 남편과 어린 아가들을 데리고 무사히 비행기만 타자는 생각으로 공항으로 갔다.


남편이 미리 신청해 놓은 휠체어서비스 1탄. ICN 공항 주차장에 들어오니 전화가 왔다. 주차장 몇 층 어디에서 휠체어가 기다리고 있다는 직원의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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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서 내리니 직원이 오셨고 바로 안전하게 탑승 후 A게이트까지 모셔다 주셨다. *매 서비스마다 탑승권을 확인한다. 체크인 완료. 다음 휠체어 서비스 2탄 직원이 오셔서 입국심사부터 라운지까지 도와주셨다. (입국심사하러 들어가기 전, 직원분께 잠시 양해구하고 가족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엄마. 아빠. 어머님. 아버님! 건강하세요_꾸벅_ㅠㅁㅠ)


라운지에서 저녁식사하고 휠체어서비스 3탄으로 비행기 탑승. 밤 9시 비행기라 거의 타자마자 둘 다 잠들었다. 이코노미 좌석처럼 아가들 자다가 떨어질 걱정 안 해도 되고 나도 편히 누워서 잘 수 있어서 큰돈 쓰길 잘했다 싶었다. 무엇보다 지난번에는 비행 11시간이 정신적으로 너무 피곤하고 고돼서 짜증 지수가 매우 높았었는데 이번에는 완전 평온! 돈 열심히 벌고 모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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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서비스 4탄. 가장 걱정했던 구간! LAS 공항에 도착하니 직원분이 휠체어와 함께 대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남편뿐만 아니라 5명 정도 더 휠체어 서비스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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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직원분이 다른 탑승객까지 같이 맡으셨는지 동시에 두 명을 끌고 가셨다. 그리고 계속 시계를 보시길래 왜 그러지 했는데.. 오잉?! 다음 비행시간까지 60분 정도밖에 안 남았다. 16:37 탑승인데 벌써 15:34... 거기다가 입국심사 때 (이유는 모르겠고 어떻게 해결된 건지도 모르겠지만) 잠시 저쪽으로 들어가라고 해서 여권과 비자 검사를 한번 더 받았다. 미리 준비해 온 서류들 다 꺼내서 긴장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별 질문 없이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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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이랑 열심히 달려서 탑승시간 12분 전에 도착! 옷이 젖을 정도로 땀 흘리신 걸 보고 감사한 마음에 인사드리면서 팁도 챙겨드렸다. 미션 성공한 것 같아 홀가분했다. 델타 비행기 좌석도 맨 앞자리. 앞으로 4시간 반만 더 가면 하늘 나는 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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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륙하고 나가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기장님께서 우리를 보시더니 구경해 볼래? 하셔서 두 번 다시는 없을 경험을 했다. 사실 엄마가 제일 신나서 열심히 구경했고 아가들은 선물 받은 델다항공 벳지를 더 좋아했다. 기분 좋게 나오니 휠체어서비스 5탄 직원분이 기다리고 계셨고 바로 이동했다. 이분이 어디까지 도움을 주시는 건지 확실하진 않지만 우리 사정을 말씀드렸고 감사하게도 차 렌트 오피스까지 도와주셨다. 아니나 다를까 이분도 이마에 땀이 흐르고 있었다. 인사드리며 팁도 같이 건넸다.


이렇게 인천공항부터 오스틴공항까지 무사히 일정을 마쳤다. 아주아주 큰 산을 넘었으니 이제부턴 작은 산들을 넘어보자. 시차적응도 빨리 되기를!



* 휠체어 서비스는 공항과 항공사 사이트에서 추가 비용 없이 무료로 예약가능했다. 그리고 특별히 제출해야 될 서류도 없어서 어르신이 계시거나 필요시 누구든 신청하면 가능한 것 같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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