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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곱단이 Feb 08. 2021

<초속 5센티미터><언어의 정원> 리뷰


<초속 5센티미터>

장르 : 애니메이션, 드라마

감독 : 신카이 마코토

러닝 타임 : 62분

국가 : 일본

개봉 : 2007.06.21

캐스팅 : 미즈하시 켄지, 하나무라 사토미



<언어의 정원>

장르 : 애니메이션

감독 : 신카이 마코토

러닝 타임 : 45분

국가 : 일본

개봉 : 2013.08.13

캐스팅 : 이리노 미유, 하나자와 카나, 히라노 후미, 테라사키 유카



벚꽃이 흩날리고 빗방울이 떨어지면 또 보고 싶어지는 영화




나의 어린 시절을 행복하게 했던 많은 것들 중에 애니메이션의 비중은 꽤나 크다. 글을 모르던 시절부터 디즈니 동화책 시리즈는 매일 같이 보았고, 글을 알게 된 뒤 가장 먼저 외운 것도 디즈니 책이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는 지브리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꿰고 있었고, 그 이후에도 픽사나 드림웍스에서 나온 장편 애니메이션 대사들을 따라하며 놀곤 했다. 그래서 내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건 어린 시절의 추억 때문인가 하고 생각하곤 했는데, 요즘 드는 생각은 그 때의 감성과 지금의 감성은 꽤나 다르다는 것이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영화는 특히나 더 그렇다. 영화에 나오는 장소들이 현실의 로케이션과 거의 사진과 같을 정도로 현실적인 요소를 극대화 시켜서 픽사, 디즈니, 드림웍스, 지브리 애니메이션과는 또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너무나 사실적이고 세심한 묘사 때문에 이럴거면 그냥 영화로 찍지 왜 굳이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나 싶을 때도 있지만, 앵글이나 컷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고 애니메이션만이 가질 수 있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이런 형식을 추구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애니메이션의 시작은 아이들이 보는 것이었고, 그 이후엔 어른과 아이가 함께 볼 수 있는 것으로 변했다. 그런데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애니메이션은  정말 어른들만 이해할 만한 꽤 쓸쓸한 감성의 애니메이션을 만든다. <초속 5센티미터>와 <언어의 정원> 모두 그런 감성을 담은 작품이다. 살다보면 이루어지는 사랑보다는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이 더 많고, 그 이유는 제각기지만 대부분은 인생의 타이밍이 어긋났다는 것으로 수렴하곤 한다. 그리고 그렇게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이란 것들은 결국 애틋함과 아름다운 기억들만 가슴 속에 남아 쓸쓸하지만 아름다운 것으로 기억된다. 그래서 나는 이루어지지 않은 지나간 사랑은 붙잡으려 하지 않고 추억으로 그대로 두는 것이 더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추억을 너무 가까이서 바라보려 하지 않고, 흐린 기억이란 커튼 하나 쳐두고 실루엣만 어렴풋하게 바라보는 게 더 좋을 수도 있잖은가. 그래서 이 두 영화 같은 결말이 참 마음에 든다. 어딘가 쓸쓸하고 외롭긴 하지만 그래도 한 순간 아름다웠으니 그걸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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