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 때쯤. 쌀쌀히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설레이는 마음으로 맞이 했던 두번 째 직장. 생각했던 것 과는 달리 너무나도 힘들었고 고된 시간이 이어졌고 그 힘듬에 나를 겨우 우겨넣었던 날들이였다.
직장생활 10년의 경험을 뒤로 한 채로 이직하고 1년 동안 3번은 울었던 것 같다. 너무나도 속상하고 후회가 되기도 했고 억울하기도 했다. 물론 악명높은 팀장의 갈굼이 큰 촉매제가 되긴 했으나 돌이켜보면 나의 부족함이 그 민낯을 드러내자 스스로의 부끄러움이 나를 더 궁지로 몰아넣었다.
하는 일이 너무나도 달랐다. 이전 회사에서 팀장으로 일하며 팀을 이끌던 역할에서 막내 팀원으로 많은 상사들을 모시고 일하려니 답답함도 많았다. 월급이나 올려서 이직했다면 덜 억울할까. 안정된 직장을 찾겠다는 일념하에 보수도 전직장의 절반 수준인 곳으로 와서 누리던 생활의 많은 부분을 포기해야 했다. 이는 가족들에게도 미안했다. 지금도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가족의 생존을 책임지는 가장으로서 장기적으로 생존을 위한 이직이였다. 길게 보자. 지금은 힘들지만 시간이 흐르면 잘한 선택이라고 느낄 거다.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하면 하루를 버텼다.
담배는 한번도 펴본 적 없지만 매일 아침이면 담배 생각이 간절했다. 7시에 출근하는 팀장에게 보고 하기 위해서 매일 6시에 출근했다. 그렇다고 퇴근이 빠른 것도 아니였다. 밀려드는 업무덕에 빨라야 밤 8시. 그럼에도 못끝낸 업무가 많아 주말에도 출근하곤 했는데 팀장은 제시간안에 일을 못끝낸 것은 나의 능력이 부족한 탓이라 말했다.
많이 억울하고 답답했다. 팀원으로서 느끼는 이 괴로움을 그는 모르는 듯 했다. 말한다고 달라질 사람도 아니였다. 몇 번의 이직 생각이 있었지만 가족의 생존을 걱정하는가족들이 말렸다. 당장에야 좋을 수는 있지만 또 불안해진 삶은 어떻게 할 거냐는 물음에 나는 답하지 못했다.
어쨌든 그렇게 1년이 흘렀다. 살면서 이렇게 치열했던 것은 막 회사에 입사했던 사회시절 초년 때 이후로 오랜만이였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은 왜 이렇게 사람이 초췌해졌냐고 궁굼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