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직으로 이직후 약 2년이 다 되어 간다. 부서에는직속 상사가 1명 있다. 그는 나보다 3년 일찍 이곳으로 왔고 업계 경력도 오래된베테랑이다.
처음 만났을 때는이 업계에서 오래 일을 했으니 그만큼 아는 것도 많고 경험도있는 분이라 생각했다. 자신만의 노하우가 쌓여 있어많은 일하는 게 수월할 것 같았다.
(적어도 3년 먼저 이 직장에서 일을 했기에 업무 방법이나 문서스킬들은 이 회사에 최적화되어 있을 꺼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나의 바람이었다. 그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 기본 문서 하나 만들어서 타 부서에 보내는 일 조차 하나부터 열까지 다 나에게 물어본다. 그것도 본인보다 커리어가 적고 현재 회사에서 일한 기간도 적은 나에게 말이다. 내가 알면 얼마나 알까. (안다고 한들 본인이 더 알 것 같은데.) 처음에는 단순히 확인 차원에서 묻는 거라 생각했다. 내가 모를까 봐 아니면 본인이 실수할까 봐.
그런데 그렇다고 하기엔 그 정도가 너무 심했다. 결재 순서부터 중요한 결정사항 까지도 나에게 묻는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에 대한 의견을 묻는다기 보다는 "어떻게 해야 돼?"라는 책임을 떠넘기는 식의 결정 권한을 위임한다. 그래서 나는 되돌려 묻는다. "제가 결정해도 되나요?"
경험상 배려 한답시고 부하직원에게 의사를 묻는 것보다는 오히려 결정을 이야기하는 상사가 낫다. 물어보더라도 결국은 상사인 본인 뜻 때로 할 것이고
결과가 나쁠 경우 남 탓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더불어 상사가 원하는 바를 이야기 할 경우 부하직원은 그에 맞춰 의견을 말하기가 더욱 수월하다.
은사께서 예전에 해주셨던 말이 떠오른다. "고민을 말하지 말고 고민의 결과를 말해라." 그래야 길이 보인다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