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igwave Nov 04. 2019

뭐하시는 분이세요?

출근길 JOB 생각 .43


개인적으로 배우고 싶은 일이 있어 1주일에 한번 퇴근 후 학원을 다녔다. 6개월의 기나긴 과정이 끝나고 수료를 위한 쫑파티에서 함께 수업을 들었던 분들과 함께 담소를 나누는 자리를 갖게 되었다.


과제가 워낙 힘들어서 수업을 하는 동안 서로의 통성명이라던지 안부 등은 물을 시간도 없었기에 이번 쫑파티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함께 수업을 들었던 동료들에 대해서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과제하느라 힘들었던 이야기를 나누다가 앞에 앉아 있던 동기분이 물었다.


"OO 씨는 뭐하시는 분이세요?"


내가 업무로 인해 수업에 결석하는 일이 잦았기에 얼마나 바쁜 일을 하는지, 어떤 분야라서 그렇게 야근이 많은지 묻는 듯했다. 어쩌면 딱히 할 말이 없어 예의상 묻는 질문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면서도 나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무의식 중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네? 저요? 저는 그냥 위에서 시키는 일 하는데..."


질문을 한 이는 어이가 없다는 듯 소맥을 홀짝홀짝 들이키며 질문을 이어가지 않았다. 


답을 하고 보니 내가 생각해도 어이가 없었다. 시키는 일을 하는 사람. 그저 직장인이라는 표현을 그렇게 했나 보다. 다시 생각해봐도 참 아이러니한 답변이다.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건지... 질문하는 이도 당황스러웠을 거다.


월요일 아침, 이번 주는 주도적인 삶을 살아보자!라고 다짐하지만 출근하자마자 나에게 떨어지는 업무들을 보며... 또다시 무의식에 빠진다. 시키는 일만 처리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란데... 어찌 주도적인 삶을 살 수 있을까.


주말까지 5일 남았다. 하아.

매거진의 이전글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좋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