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부서 팀장에게 업무상 부탁할 일이 있었다. 예전부터 1년에 한두 번은 꼭 타 부서 팀장의 도움이 필요했기에 늘 도움을 요청했던 일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변수가 생겼다. 우리 팀장이 부장을 도와 부서 개편을 진행했는데 이에 불만을 품은 타 부서 팀장이 화가 난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내가 요청을 드리러 방문했는데 본채 만 체 하며 앞으로 나한테 부탁하지 말라는 것이 아닌가. 어느 정도 분위기는 예상은 했지만 그 불똥이 나에게 까지 떨어질 줄은 몰랐다.
돌아와서 우리 팀장에 말하니 으름장을 놓는다. "뭐야, 자기 혼자 삐져가지고 그런 식으로 나온다고? 도와주기 싫으면 하지 말라고 해!"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큰소리를 친다. 물론 본인은 직접적으로 이 일과 관련이 없으니 결국은 내가 알아서 해야 할 일이었다.
물론 다른 방법을 찾아서 그 팀장의 도움 없이 일을 진행해도 된다. 그러나 나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일을 떠나서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응어리가 져있다면 결국은 언젠가 곪아서 터지기 마련이다.
다음날 나는 따뜻한 커피 한잔을 가지고 다시 타 부서 팀장을 찾아갔다. 그리고 혹시나 제가 잘못한 것이 있으면 용서를 구한다며 이번 일은 힘드시겠지만 다음번에는 꼭 좀 도움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러자 한숨을 쉬며 결국은 도와주겠다는 말을 돌려하는 그.
일단 한숨은 돌렸지만 마음은 편치 않았다. 내 잘못으로 인한 것이라면 내가 사과하고 바로잡을 수 있으나 내 윗 상사로 인한 갈등이라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 팀장간의 자존심 싸움에 고생하는 것은 결국 나였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팀장 이라면 본인의 자존심보다는 부하직원의 자존감을 먼저 생각해줘야 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 그저 내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