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으로 살기에는, 정확히는 제정신으로 살아남기에는 세상은 너무 가혹하다. 매일생존을 위해 발버둥 쳐야 하는 현대인으로서는 하루하루가 고통스럽다. 이 고통을 온전히 받아들이기에 인간은 너무나도 나약하기에 누구나 편법을 쓰기 마련이다. 담배와 술에 의지하거나 아니면 일탈을 꿈꾸기도 한다.
나 역시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로 인해 공황장애를 겪었지만 생존을 위해 다시 일을 해야 했던 사람으로서 맨 정신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몸소 깨달았다. 운동을 한다 한들 그때뿐이고 변명처럼 여겨질지도 모르겠으나 일하느라 운동은 포기한 지 오래다.
이런 세상에 성공이란 이름으로 둔갑한 몇몇은 미디어에 나와 실컷 떠들어 된다. 이렇게 살아라. 저렇게 살아라. 돈을 벌어라. 성공을 해라. 그런 말들을 듣고 있으면 나는 또 한없이 낮아진다. 나는 왜 그들처럼 될 수 없을까. 내 능력이 부족한가. 결국 괴물이 되어야 살 수 있는 건가. 괴물이 될 바에는 죽는 게 낫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살아야 한다. 내가 먹여 살려야 할 가족이 있기 때문이다. 발레리나가 되고 싶어 하는 딸과 기관사가 되고 싶어 하는 아들. 그 둘을 키우고 나서 노후에 여행을 다니고 싶어 하는 아내. 이들이 믿고 사는 사람은 나뿐이기에 나는 어떻게든 끝까지 살아야 한다. 비록 그게 괴물이 되는 방법일 지라도.
힘겹고 버거운 오늘 하루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스위트홈을 추천한다. 재미있는 이야기라는 것을 떠나서 이 드라마는 인간의 본능을 다루고 생존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결국 사람은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생존 방식이 있다. 스위트홈의 인물들이 보여주었듯이 괴물이 되거나. 종교에 의지하거나. 미친 척하거나. 냉철하게 판해서 남을 이용하거나 하는 방법들로 말이다. 그리고 그게 어떠한 방법이 되었든 무의미한 죽음보다는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