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igwave Dec 18. 2020

아내를 꼬셔주세요. 제발.

영화_내 아내의 모든 것

당신의 결혼 생활은 행복한가?




여기 권태기를 느끼는 한 쌍의 부부가 있다. 일본에서 유학 중에 만나 한눈에 여자에게 반한 남자는 그녀에게 다가가고 둘의 사랑은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에도 이어진다. 사랑의 결실로 결혼을 택하고 연애와 결혼의 시간을 모두 합쳐 총 7년이란 세월을 함께한다.


그러나 사랑의 달콤함도 잠시 남자는 그녀의 잔소리에 치가 떨린다. 말이 많은 여자는 남자를 귀찮게 하고 심지어 주변의 사람들에게도 불평불만을 늘어놓는다. 끊임없이 자신의 불만을 이야기하는 여자. 그리고 그런 여자가 너무나도 괴로운 남자.


남자는 선택을 한다. 자의적 이혼이 아닌 타의적 이혼이 될 수 있도록 비겁한 선택을. 바로 옆집에 살고 있던 카사노바에게 자신의 아내를 꼬셔서 바람이 나게 해달라고 하는 것이다. 카사노바는 어처구니가 없는 이 제안을 받아들이고 서서히 그녀에게 다가가 그녀의 삶 속에 녹아든다.


여자를 꼬시기 위해 그가 제일 먼저 하는 일은 그녀를 이해하는 것이다. 언제 가장 행복한지, 무엇을 가장 좋아하며 어떤 음악을 듣고 어떤 요리를 즐기는지. 그녀의 취향에 대해 조사하고 연구한다. 둘의 관계에서 주체는 내가 아닌 그녀가 되는 것이다. 


여자 역시 처음에는 비호감이었던 이 옆집 남자(카사노바)를 서서히 받아들이게 되고, 둘은 남자의 바람대로 서로에게 끌리게 된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남자는 자신도 모르는 질투에 불타오르게 되고 이 모든 상황을 원래대로 되돌리고 싶어 하지만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카사노바 역시 여자에게 진심으로 사랑을 느꼈기 때문이다.


과연 이 셋, 아니 남자와 여자의 결혼생활은 어떻게 될까?




사랑의 시작은 언제나 달콤하다. 그리고 그 달달함의 끝은 결혼이라는 거룩한 의식으로 마무리 짓는다. 결혼을 한 이들은 알겠지만 결혼은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일 뿐이다. 바로 본격적인 삶의 시작, 함께 먹고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생존의 서막인 셈이다.


그런 삶에 치여 결국 상대를 잊고 자신의 안위를 걱정하게 되는 게 인간의 본성이다. 당장 내가 힘든 상황에서 내 옆에 누군가를 돌아볼 여력이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결혼이란 서약은 함께 어려운 역경을 헤쳐나가자고 약속을 한 것이다. 어쩌면 결국엔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말이다.


이 영화는 단순히 초심을 잃지 말자는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다. 그녀의 재발견. 잊고 있던 추억을 되돌리는 것이 아닌 지금까지 모르고 있던 상대의 장점을 발견하는 것이 이 영화의 핵심이다. 내가 발견하지 못하고 남이 발견하게 되는 그녀의 매력 말이다. 


누군가를 알고 이해한다는 것은 참으로도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사랑하기로 결심한 이라면 적어도 이해하려고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오늘 남들은 다 아는데 나만 몰랐던 내 아내의, 내 남편의 매력을 한번 찾아보면 어떨까?

매거진의 이전글 3만 원짜리 나이키 운동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