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JOB 생각 .12
팀원 중에 한 분이 출산을 했다. 큰 선물은 아니더라도 팀에서는 출산을 한 직원을 위해 개인당 만원씩 돈을 걷어서 축하금을 전달한다.
지난 번 직원의 출산 축하금으로는 10만원을 전달하였고, 팀장님은 이번에도 역시 다른 선물은 특별히 하지말고 돈을 걷어 축하금을 전달하라고 하셨다. 그리고 그 일은 막내인 나에게 지시하셨다.
나는 시간에 맞춰 팀장님을 포함한 팀원들에게 만원씩 걷었는데, 문제가 생겼다. 작년과 달리 정년퇴임하신 분과 육아휴직을 하신 분이 계셔서 걷은 돈이 총 8만원 밖에 안되는 것이다.
나는 어찌할 봐를 몰라 일을 지시하신 팀장님에게 이 사실을 전달했다. 그러자 팀장님이 막내직원인 내게 내뱉은 단 한마디.
니가 알아서해.
2만원은 사실 큰 돈이 아니다. 하지만 팀을 위해 자신의 일을 제쳐두고 하는 사람에게 니가 했으니 니가 알아서 하라는 말로 떠넘기는 상황에 가슴이 너무나도 답답했다.
그 후 공황장애 치료를 받고 있는 병원에서 이 이야기를 들은 의사선생님께서는 나에게 다음과 같이 조언 하셨다.
절대 혼자 감당하려 하지마세요.
“네? 시키는 데로 하지 말라구요?”
“아니요, 회사 생활이니깐 상사가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딱 시키는 것만 하세요. 걷은 돈이 8만원 밖에 없으면 그것만 주세요. 그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고 팀의 장인 팀장조차 책임지려 하지 않는 일을 왜 막내가 책임지려 하세요. 혼자 짊어지려 하지마세요.”
“그렇군요.”
“회사 분위기가 그런걸 어쩌겠어요.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데 혼자서 그 고통을 짊어지면 그 이후에는 결국 본인만 다쳐요. 팀장이 팀원들에게 뭘 하라고 본인에게 지시하시면 일일이 다 찾아가서 뭘 하려하지 말고 그냥 통보하세요. 그리고 그들이 협조 안하면 그냥 그렇다고 보고만 하세요. 결국 그런 사람들은 말을 듣는 사람들을 계속해서 이용하게 되어 있어요. 혼자 감당하려고 애쓰다가 혼자 다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