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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igwave May 28. 2018

연봉은 일의 강도에 비례하지 않는다.

출근길 JOB 생각 .22

오랜만에 만난 그에게 전 회사에 대해 물었다. 그는 아직 그곳에 다니고 있다. 큰 변화는 없다고 했다. 더불어 10년의 직장생활 중에 이렇게 순탄한 적이 없다고 했다. 오히려 일이 너무 없어서 스스로 일을 만들어서 한다고 한다. 야근도 없고 주말과 공휴일도 모두 쉰다고 했다. 최근엔 평창으로 회사직원 모두 워크샵을 다녀왔다는 말도 덧붙였다.


아침 7시에 출근해도 밤 10시에 퇴근하고 주말과 공휴일에 모두 출근해야하는 현재의 내 삶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이였다. 가족을 위해, 어린 아이들을 위해 시간적 여유와 안정을 찾아 이직을 했건만 오히려 회사에 오랜시간 붙들려 있어야 하는 상황이 아이러니했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연봉이 줄면 일하는 시간도 줄어들 것이라는 내 착각이 문제였다. 연봉도 깍아서 이직한 상황에 내가 얻고자 했던 시간적 여유까지 박탈당하니 이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모르겠다. 연봉이 작으면 일이 쉬울 거라는 생각. 그건 확실한 오판이였다.


일의 난이도와 업무 시간은 연봉의 결정요인이 아니다. 오히려 연봉의 결정요인은 의사결정에 대한 권한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회사 내에서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가. 더불어 회사에 대한 충성도, 업무에 대한 전문성, 상사와의 친밀도, 협상능력 등 다양한 부분이 연봉의 결정요인이다. 


의사결정권을 가진 다는 것은 그만큼 책임을 지는 범위가 늘어난다는 뜻이기도 하다. 즉, 일에 대한 책임이 연봉과 비례한다. 책임지는 의사결정의 핵심인재로 거듭나기 위해서 그만큼의 실력과 운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본인이 만든 결과에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


그와의 대화 끝에 단지 운이 없었다고 치부하기엔 이직에 대한 내 생각이 너무 얕았음을 깨닳았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깊이 알아봤어야 했다는 후회도 든다. 다만 이 한번의 이직으로 내 삶과 커리어가 실패했다고 생각하기 보다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과정으로 여기며 또다른 시작을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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