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도독오도독, 아드득 아드득.
불량식품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밭두렁이다. 옥수수 맛 과자인데 아주 딱딱하다. 과자가 더 딱딱해졌는지 이가 약해진 건지 먹기가 힘들다. 어릴 적에 어떻게 즐겨 먹었는지 신기할 정도다. 불량식품은 학교 앞 구멍가게에서 팔았다. 학교 앞에 문 닫은 큰 제지공장이 있었다. 문 닫은 공장 높은 담벼락 아래 구멍가게가 있었다. 판매 품목은 불량식품뿐이었다. 신문 가판대처럼 가게 안에 아주머니가 앉아계셨고 불량식품이 넓지 않은 안과 밖 선반에 잔뜩 진열되어 있었다. 주황색 바깥 부분을 먼저 뜯어먹는 재미가 있었던 쫀드기, 쪽쪽 팔아먹으며 누가 더 깨끗하게 먹는지 내기했던 아폴로, 은은한 단맛이 일품이었던 깐돌이, 연탄불에 구워 먹었던 월드컵 쥐포. 저학년 때 있던 가게는 문 닫은 공장 따라 곧 없어졌다. 그 자리에는 아파트가 들어섰다. 남편이 어느 날 인터넷으로 불량식품을 주문했다. 어렸을 적에 한없이 먹고 싶던 불량식품이 종류별로 상자 가득 있으니 부자가 된 것 같았다. 하나 두 개 까먹을 때는 맛있고 재밌었는데 반쯤 남았을 때부터 억지로 먹게 되더니 결국 다 먹지 못하고 버렸다. 버린 것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어른이 되어 입맛이 달라진 걸까. 어렸을 적에는 맛있는 과자가 적어서 그랬을까. 아무래도 엄마가 못 먹게 해서 그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