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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한 여유 Aug 23. 2024

이렇게 쉬운 다이어트는 처음이야!

스위치온 다이어트 1주 차

날이 더워 그런가 유독 올여름 몸이 힘들다. 몸이 점점 무거워지는 것이 느껴지고 너무 꽉 끼는 옷이 옷장에 늘어간다. 안 그래도 더워 죽겠는데 걸을 때마다 딱 붙어있는 허벅지가 불편하기 짝이 없고 얼굴은 푸석하다. 아침에 일어날 때 찌뿌둥한지가 꽤 되었고 한 일이 별로 없는데도 쉽게 피곤해졌다. 건강검진을 시작한 이래로 처음으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왔으며 체지방 수치는 30퍼센트를 웃돈 지 한참이다. 입에만 달고 살던 그 말, 다이어트. 이제는 실천해야 할 때다.


다이어트를 찾아보니 요즘 '스위치온 다이어트'가 인기였다. 최근에 박용우 박사가 신간을 내서 그런 것 아닐까 하는 의심을 품은 채 자세히 조사해 보았다. 꽤 많은 사람들이 효과가 좋다고 했고, 안 힘든 편이라고 해서 마음이 동했다. 기간도 3주라 짧진 않지만 해볼 만하다고 생각됐다. 뭐든 책으로 배우는 편이라 먼저 스위치온 다이어트 책을 샀다. 읽어보니 몸을 건강한 체질로 바꿔주는 다이어트였다. 33년 동안 다이어트를 연구했다는 저자는 말 그대로 다이어트 전문의였다. 많은 실험결과를 가지고 있었다. 제목인 '스위치온'에서 무엇을 켜는가 하면 바로, 지방대사 스위치를 켜야 한다는 것이다. 정제탄수화물과 액상과당의 과한 섭취는 체내의 체지방을 아끼고, 쓰지 않는 몸으로 바꾼다고 한다. 그래서 스위치온 다이어트 3주간 탄수화물과 과당, 트랜스지방은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다. 또한 수면장애, 야식과 불규칙한 식사로 인한 공복시간의 부족 등으로 인해 지방 대사의 스위치가 꺼져 있다는 것이다. 스위치온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완료하고 나면 지방 대사가 켜져서 탄수화물이 당기 않는 몸이 된다고 한다. 생각해 보면 어느 순간 토핑이 많이 들어간 빵을 기본빵보다 더 좋아하기 시작했다. 밥을 한 숟갈 뜨면서 후식으로 무얼 먹지를 생각했다. 빵과 과자를 달고 살면서 가끔씩 건강이 우려되긴 했지만 먹고 싶다는 욕망은 우려를 넘어섰다. 예전에도 좋아했는데 그동안 체중이 범위 내에 머물렀으니 어쩌면 내 몸이 적응해서 소화능력이 발달되었을지도 모른다는 근거 없는 희망과 자신감을 핑계 삼았다. 망가지기 시작한 몸이 그런 정제탄수화물과 당을 부른 것인지, 반대로 정제탄수화물과 당의 과다한 섭취가 몸을 망가뜨린 것인지 알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몸이 망가지기 시작했다는 것과 과하게 달달한 간식들을 끊기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체중을 비롯한 많은 수치들은 계속해서 내게 경고를 해왔다. 결단과 결심이 필요한 때가 드디어 왔다. 더 이상 핑계 대며 물러서지 말자. 당장 시작해 보자!




사람들 각자 체질과 성향이 다를 수 있고 다이어트 후기에 그런 내용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와서 후기를 남기기 전에 참가자인 나의 특징에 대해 몇 가지 더 적어보았다.

[빵을 아주 좋아하며 달달한 후식을 먹기 위해 밥을 먹는 타입. 체지방률 32.5%. 밥은 적게 혹은 안 먹을 수 있지만 빵을 안 먹기는 힘듦. 과일이나 크림이 올라간 빵을 아주 좋아함. 튀김은 가리지 않고 모두 좋아하고, 과일과 채소 모두 좋아하지만 특히, 과일을 매우 좋아함. 해산물보다는 육식파. 5년 전쯤 덴마크 다이어트와 GM 다이어트를 한 적이 있음. (두 다이어트를 연이어했는데 2킬로 정도 빠지고 얼마 안 가 다시 올라옴) 어느 범위 안에서 머물던 체중이 올해 들어 고공행진 중임.]

밥은 포기해도 디저트는 포기 못 해!


[1주 차 프로그램]

1-3일. 목표는 장 해독과 생체리듬 개선. 하루 4끼 단백질 셰이크.

처음 3일 동안은 단백질 음료만 먹어야 한다고 해서 단백질 파우더를 샀다. 시중에 파는 단백질 음료는 많이 먹어봤지만 파우더는 처음이었다. 왠지 비릿하고 밍밍한 맛일지 걱정했는데 웬걸, 생각보다 맛있었다. 게다가 허기지지 않았다. 입이 좀 심심하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배가 고프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 그동안 내가 너무 많이 먹었던 것인지 되짚어볼 정도였다. 고강도 인터벌 운동을 주 4회 반드시 하라고 쓰여 있었지만 그것은 하지 못했다. 운동을 아주 매우 굉장히 싫어하는 나에게 여기서 운동까지 하라고 한다면 인슐린과 렙틴 저항성을 없애려는 목적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다이어트 저항성만 커질 것 같았다. 대신 3일 이후에는 꼭 해보기로 결심했다.


4-7일. 목표는 렙틴 저항성 개선. 하루 3끼 단백질 셰이크 + 점심식사.

4일이 되면서 어떤 메뉴를 점심으로 먹을지 열심히 연구했다. 정해진 허용 식품 리스트를 보며 어떻게 하면 최대한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 궁리했다. 첫날은 김밥을 만들어 먹었는데 반은 분명 조금 넣었는데 기타 재료를 많이 넣었더니 후토마키 같은 대형 김밥이 되었다. 둘째 날은 굴비구이와 오이미역무침을, 셋째 날은 오징어볶음을 먹었다. 마지막으로 넷째 날인 7일째 점심으로는 비빔밥을 먹었다. 아주 배불렀고 만족스러웠다.

김 두 장을 이어 말았다.
굴비와 미역오이무침은 리필했다.
무가미 김이 생각보다 맛있었다.
밥이 적은가 싶어 그 위에 닭고기를 수북하게 담았다.


<1주 차 후기>

 - 생각보다 배고프지 않아 할 만하다는 사람들의 말이 이해됐다. 7일 차 저녁에 자려고 누웠을 때 처음 허기를 느꼈다.

- 들기름에 푹 빠지게 됐다. 평소에 참기름러버였던 나는 들기름 또한 훌륭한 양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 혼자 먹어도 건강하고 예쁘게 차려 먹었다. 평소 혼자 집에서 먹을 때는 냉장고에 남아있던 음식으로 대충 때웠고, 약속이 있어 외식할 때는 늘 과하게 먹었다. 단식  후, 주어진 한 끼가 너무 소중하고 귀해서 열심히 차려 먹었더니 양념을 많이 안 한 음식임에도 평소보다 더 맛있게 느껴지고 기분이 좋았다.

- 허용 식품이라도 너무 많은 양을 먹으면 체중이 줄지 않는다. 분명 양껏 먹으라고(밥 제외) 쓰여있었는데 과하게 양껏 먹었는지 첫날 저녁에 배도 너무 부르고 체중도 줄지 않기에 둘째 날부터는 반찬 양을 조금씩 줄였다.

-3일 후, 2.5kg이 빠졌고 한 끼 식사가 추가된 이후에는 아주아주 조금씩 줄고 있다.

2주 차 허용식품인 달걀과 커피를 모르고(분명 모르고!) 섭취한 것 빼고는 만족스럽게 1주 차가 완료됐다. 2주 차부터는 점심, 저녁을 먹게 되고 허용 식품에 '삶은 돼지고기'가 추가되어 기대 중이다. 대신 1회 24시간 단식이 있어 걱정된다. 간헐적 단식만 해봤지 24시간 단식은 처음이지만 해볼 만한 경험일 거라 기대한다. 2주 차 점심과 저녁은 또 무얼 해 먹을지 식단을 짜봐야겠다, 룰루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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