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1월 마지막 날이다, 이럴 수가. 이제 2024년이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또 놀란다. 시간이 쏜살같다는 것은 실제 속도로 쏜살같은 것이 아니고 이미 쏜 살을 멈출 수 없어서가 아닐까. 쏜 살을 빠르게 느끼지 않으려면 방법이 딱 하나 있다. 쏜 살 위에 올라타서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것이다. 체감 속도가 0에 가까워지길 기대해 본다.
<11월의 목표>
- 11월 결산 저널 11월 전에 쓰기 -> 오늘은 11월 30일이다. 오늘 안에 써야 이 목표를 이룰 수 있다. 왜 11월은 30일까지만 있는 건지 아쉽다. 그렇지만 11월에 31일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불 보듯 뻔하다. 또다시 왜 한 달은 31일이 최대인지, 32일이 있으면 좋겠다고 할 것이다. 끝이 없는 사람의 욕심은 언제나 발휘된다. 1년 가까이 감사 일기를 쓰며 깨달은 것이 있다. 언제나 감사할 일은 있다는 것이다. 오늘 빡빡한 일정이 없는 것에 감사하자. 나도 가족들도 모두 좋은 컨디션인 것을 감사하자. 노트북이 고장 나지 않은 것을 감사하자. 그러니 어서 쓰자.
- 자기 전에 할 일 적어보기 -> 매번 할 일을 놓치게 되어서 해보려 했다. 전날 할 일을 적고 시간에 따라 배분을 해놓으니 좋았다. 매번 눈앞에 할 일을 해치우며 정신없이 보냈는데 정돈된 하루를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 자려고 누웠다가 깜짝 놀라 몸을 일으키지 않아도 되어서 좋았다. 계획적이지 않은 사람이 계획적으로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나 같은 경우에는 더욱 계획 없이 살기 위해서인 것 같다. 해야 할 일을 계획적으로 해서 최소한의 시간을 소요하고 나머지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러면 더 많은 시간을 계획 없이 살 수 있게 된다. 마치 청소를 싫어하는 사람이 미니멀리스트가 되어 청소 시간을 줄이는 것과 비슷하다. 나의 기질과 성향은 바꾸는 것보다 환경을 바꾸는 것이 조금 더 수월하다.
- 다음 독서 모임 계획하기 -> 11월에 처음으로 모아본 독서 모임은 꽤 성공적이었다. 5명이 모였는데 충분한 숫자였다. 게다가 생각보다 훨씬 재밌고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함께 해 주신 분들이 다음 모임을 응원해 주셔서 바로 12월 모임을 잡았다. 시작해야만 다음 단계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을 깨닫지만 과연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었을지 생각해 본다. 혼자서는 아무리 애써도 불붙지 않는다. 주변의 에너지가 더해져야만 발화점에 이를 수 있다. 한 번 불이 붙었으니 꺼지지 않게 하고 싶다. 그것이 활활 타오르는 캠프파이어가 될지, 언제 꺼질지 모르는 깜부기불일지는 모른다. 일단 불씨가 남아있으면 어느 쪽이라도 괜찮지 않을까.
-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의 균형점 찾기 -> 가장 하기 어려워하는 일이면서 가장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마라톤을 좋은 기록으로 완주하고 싶다고 생각하자. 준비를 철저히 해서 충분한 능력이 있다면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지 않다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좋은 기록을 내고 싶은 것이라면 과감하게 포기하고 준비를 더 해서 오는 것이다. 완주하는 것이 목표라면 좋은 기록을 포기하고 할 수 있는 능력 내에서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이번에 포기하고 조절하며 적정한 균형점을 찾아야만 다음번에 좋은 기록으로 완주하는 목표를 생각해 볼 기회가 있다.
- 일찍 일어나면 모닝 페이지 써보기 -> 일찍 일어나면, 이라는 전제를 한다니. 이미 마음속으로 결말을 알고 있었나 보다. 일찍 일어나지 않을 것을 알았나 보다. 매번 목표를 설정할 때 구체적으로 수치화해야 한다고 그렇게 들었는데 또 잊었다. '7시 전에 일어나면 모닝 페이지 한쪽은 써보기' 이렇게 해야 했었다. 이번 달은 겨우 2번 했지만, 다시 해 보고 싶다. 생각이 떠오르는 대로 그냥 썼을 뿐인데 갑자기 글감이 써 올랐기 때문이다. 고민과 걱정이 덜어지는 것 말고도 이런 효과가 있었다. 모닝 페이지를 쓰지 않았다면 그냥 흘려버렸을 생각이다. 덜어지고 비워진 공간이 있어야 새로운 것도 채워질 수 있을 거로 생각하니, 시도하고 또 시도해 보고 싶어졌다.
- 지하철에서 내려서 걸어보기 -> 이건 딱 한 번 했는데, 생각보다 버스 탔을 때보다 오래 걸리진 않았다. 버스를 기다리고 버스정류장에서 집까지 가는 시간도 있어서였는데 다음에 다시 하지 않은 것은 버스가 너무 바로 왔기 때문이다. (과연 그럴까?) 게다가 날씨가 너무 추워지고 눈이 와서 길까지 미끄럽다. 의지가 있어도 실천하기가 어려운데 상황까지 도와주지 않는다. 결국 하고 싶었던 것은 운동이니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 최근에 책에서 운동해야 할 강력한 이유를 찾았다. 이건 실천하지 않을 수 없는 문구다.
평소에 운동을 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데 쓸 시간이 없다면 나중에 아픈 데 시간을 쓰게 됩니다. 그 선택은 자신의 몫입니다. 『인생의 태도』웨인다이어
12월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설레고 아쉽다. 12월은 연말 분위기에 취해 괜히 바쁘기도 하고 괜히 들뜨기도 하면서 지나는 것 같다. 그래도 걱정 없다. 나에게는 아직 한 개의 결산 글이 남아있다. 12월에도 실천 계획을 세우기 전에 그동안 세웠던 계획을 돌아본다. 원래 해 왔던 것들 위주로 실천할 만한 것들만 세우기도 하고, 손에 잡히지 않지만 해보고 싶은 새로운 것들을 계획해 보기도 했다. 예전엔 어떤 계획을 세우더라도 걱정이 앞섰다. 이거 계획만 세우고 하나도 못 지키면 어쩌지? 지금은 달라졌다. 다시 계획을 세우면 된다며 조금 가볍게 여긴다. 일단 계획을 세우고 시도해야 그 다음이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았기 때문이다. 올해 마지막이라 부담이 있다면 바로 다음이 새로운 출발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인생의 모든 면은 반대쪽이 있다. 다른 색이 있는 양면이 아니라해도 단면에도 반대면은 있다. 그것도 내가 가진 다른 패다.
12월의 실천 계획
신청한 프로그램 모두 잘 완주하기
운동인증 신청하기(10분 운동 주 4회)
7시 전에 일어나면 모닝페이지 쓰기(5분 or 한 페이지)
방학 계획 세우기, 독서 계획 세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