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커피
나도 아버지의 나이가 되어 커피를 마십니다.
커피 넷, 프림 둘, 설탕 하나
아버지의 커피는 늘 그랬다.
40대의 아버지가
"커피 좀 타 줘."
하면
"이렇게 쓰게 드신다고?"
하며 건강을 염려하는 척
10대의 내가 되묻곤 했다.
고통의 강도 넷, 평온한 시간 둘, 행복의 순간 하나
"인생은 써."
라고 아버지가 말한 듯했고
"정말 그래?"
라고 내가 되묻기라도 한 듯한 그 순간.
문득 지금의 나도 아버지처럼
샷 하나 추가하지 않으면
'커피 맛이 아니지.'
하며 모닝커피를 들이켠다.
인생이란...
쓰디쓴 고통 뒤에 찾아오는 평온함
그리고 가끔 스쳐가는 달콤함이
어우러져야 제맛이라며.
아버지가 없는 지금..
아버지의 나이가 되어 마시는 커피.
오늘도 커피 맛 참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