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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페인 한량 스티브 Jun 26. 2021

문재인 대통령의 스페인 국빈방문

아리랑 라디오 Korea Now 영어 인터뷰 내용 번역 (국문)

2021.06.25 금요일 한국 오후 6:40, 스페인 오전 11:40

아리랑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Korea Now 생방송에서

호스트 SJ와 영어 인터뷰를 나눴습니다. 이에 대한 우리말 내용을 소개합니다.

(참고) 의역이 있습니다. * 와 ^ 기호는 인용 기사에 대한 표시입니다. 기사 원문은 제일 아래에 있습니다.


호스트: 안녕하세요, 오늘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애청자 분들께 본인 소개 부탁드릴게요.

스티브: Hola, 반갑습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 살고 있는 스티브 입니다. 문화 가이드로 활동했고요. 지금은 브런치 작가 모임, <팀라이트>의 스페인 문화 칼럼니스트로 있어요.


호스트: 네, 반갑습니다. 이번 문 대통령의 스페인 국빈 방문과 관련해서 무슨 일을 하셨는지요.

스티브: 네, 저는 마드리드에서는 대통령님의 도착 전부터 문체부 일행 수행을, 바르셀로나에서는 한-스페인 경제협력위원회 회장과 대한상공회의소 일행 수행을 맡았습니다.


호스트: 대통령님의 방문 기간 동안 상당히 실질적인 일을 했군요. 현장에서 직접 본 소감이 어떠하셨는지요.

스티브: 마드리드 거주 한인 교민이 대략 3천명 가량 되는데, 안타깝게도 상당수가 코로나로 일시 귀국한 터라 많은 분들이 나오진 못했지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모두 한인 교민뿐 아니라 평소 한국에 관심 있어 하는 스페인 현지분들까지 나이 불문하고 나와, 스페인 국기와 태극기를 같이 흔들며 맞이하고 환호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통해, 스페인과 대한민국은 단순한 외교 관계를 넘어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격상되었습니다.* 그와 결을 같이 하듯, 양 국가의 국민들 또한 스페인 국왕과 대한민국 대통령, 두 분이 나란히 선 모습처럼, 함께 기뻐하는 모습이 비록 수는 적었지만, 정말 보기 좋고 뿌듯했습니다.


호스트: 마드리드에서 스페인 국왕의 문 대통령님 영접 행사가 대단했다던데, 어땠나요?

스티브: 일단 대통령 탑승 차량이 오기 전, 군악대가 말을 타고 연주를 하며 분위기를 돋웠구요. 스페인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형식적이긴 해도 엄연히 왕이 존재하는 왕국입니다. 보통 때는 친근한 이미지이지만 이런 국빈 행사 때만큼은 왕의 권위를 크게 내세우지요. 일반 시민의 접근이 철저하게 차단된 상태에서 300여명의 왕실 근위대와 30명의 기마대가 외부에서는 보기 힘든 왕궁 광장에 사열을 하고 21발의 예포를 받으며 문 대통령 내외를 성대하게 맞이했습니다. 내부는 현장에서보다는 오히려 나중에 영상으로 올라온 왕실 사이트 casa real 나 우리나라 유튜브 영상에서 더 잘 볼 수 있지요. 다만, 왕궁에서 울려나오는 애국가를 들었을 때의 감동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호스트: 그렇군요. 해외에서 현지인이 연주하는 애국가는 정말 보기 드문 감동이었겠습니다. 왕실의 공식 환영식 이후 마드리드 시청을 방문해 황금열쇠를 전달 받고, 이후엔 갈라디너가 있었습니다. 이런 행사들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스티브: 2019년 2월 페루 대통령의 방문을 이후로 스페인은 코로나로 인해 공식적인 국빈 행사가 없었습니다. 현재도 코로나는 종식된 상태가 아니지요. 하지만, 그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스페인은 총리 차원이 아닌 왕실 차원에서 정식으로 방문 요청을 했습니다. 올해의 첫 국빈 방문이자, 코로나 발발 이래 첫 국가로 유럽연합국도, 같은 스페인어권이 중남미의 나라도 아닌, 유라시아 끝에 있는 대한민국을 선택했다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에 대한 전면적인 인식 전환이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고 봅니다.

코로나 기간 중에도 각 나라 대통령이나 총리와 같은 행정 수반들의 방문은 있어 왔습니다. 일반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은채 그들만의 행사로 끝났지요. 하지만, 이번 국빈 방문은 일정과 급에서 달랐습니다. 그렇기에 스페인 언론에서도 알렸고, 특히 양국의 경제 회복을 위한 정상회담이 장관 뿐 아니라 재계 대표자들의 참석 아래 실무적으로 이루어졌기에 그 의의와 중요성은 상당합니다.


호스트: 마드리드 시의 황금열쇠에 대해 좀 더 말씀해 주시겠어요.

스티브: 네, 이런 실제적 회담 이외에도 알메이다 마드리드 시장으로부터 황금열쇠를 전달받은 건, 시장의 말처럼 “마드리드시의 문이 언제든 열려 있다는 뜻"으로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한 점도 있습니다. 그 보다 더 마음에 와 닿는 말로 저는 문 대통령의 화답을 인용하고 싶습니다 : “이 열쇠가 대한민국에 큰 행운을 가져다 줄 것으로 믿는다. 이 열쇠로 코로나 극복의 문을 열겠다.” 개인 보다 나라를 먼저 생각하는 대통령이자, 현재의 역경을 함께 이겨 내려는 진실한 인간을 두고, 저는 희망을 보았다고 하겠습니다.**

갈라디너의 경우, 코로나로 인해 많이 보건 위생상 축소된 규모였음에도 불구하고, 왕실에서 최대한 격식예를 갖춤에 있어 소홀함이 없는 것을 볼 때, 2년 전 펠리페 6세 국왕의 방한에 대한 단순한 답방으로서의 수준은 이미 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인으로서 뿌듯하고 자랑스럽지요.


호스트: 요즘 어디에서든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러운 점이 많지요. 특별히 이번에 조선왕국전도의 독도를 보여준 점에서 더욱 돋보인다고도 할 수 있겠는데요, 그 점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스티브: 네, 맞습니다. 상,하원 합동 연설 후 상원 도서관을 방문해 도서관장으로부터 상원 의원장과 하원 의원장이 함께 한 자리에서 1730년에 프랑스인 장-밥티스트 부르기뇽이 제작한 가장 오래된 한국(조선)의 지도를 들여다 보며, 독도가 한국의 땅임을 역사적으로 보여주는 귀중한 사료라고 분명히 했습니다. 이에 일본이 아니라며 반발하자, 스페인 3대 일간지 중 하나인 ABC 에서는 한, 일 양국의 정치적 이슈를 아예 기사화 합니다. 하지만 제 3자의 입장에서 끼게 되었기에, 일종의 해명 아닌 해명을 합니다. 의례적으로 보여준 자리에서 지도에 단지 독도가 있었을 뿐이라고 말이지요.*** 일본은 여전히 스페인 주재 일본 대사관을 통해 확인하려는 중에 있지만, 우리로서는 통쾌하다고 볼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작년 5월 바르셀로나에 있던 닛산 자동차 공장의 경영악화로 인한 무조건적인 공장 폐쇄 방침에 3천 여명의 직원이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어버리고 경제적으로 타격을 받은 스페인의 입장에서 소심한 복수이자 한국으로 적극 눈을 돌린 계기가 된 게 아닐까 라고 조심스럽게 진단해 봅니다.  


호스트: 그렇군요. 말씀하신 바르셀로나에 대해 좀 더 살펴보기로 하죠. 마드리드 이후 바르셀로나에서의 행보는 더욱 두드러진 것으로 아는데요, 어떤 점이 있었는지 자세히 알려 주세요.

스티브: 마드리드는 14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 때에도 방문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는 한-서 수교 71주년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마드리드가 행정적 수도라면, 바르셀로나는 경제적 수도라는 별명이 있는만큼, 스페인의 경제를 좌우하는 스페인 제2의 도시 바르셀로나를 재계 인사나 장관이 아닌 대통령이 직접 방문했다는 것은,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고무적인 일입니다. 익히 알고 있듯, 바르셀로나는 카탈루냐 주를 대표하는 도시로서, 일년에도 수차례씩 카탈루냐인들독립시위를 벌이는 곳입니다. 2017년 10월에는 독립시위를 넘어 아예 독립선포까지 가는 바람에 주동자가 벨기에에 망명하는 일까지 벌어졌을 정도였습니다. 그들의 시위는 심지어 문 대통령이 바르셀로나에 방문하는 당일 조차 거리 시위는 물론 국왕의 사진을 불태우는 퍼포먼스까지 펼칠 정도로 극단적이었지요.


호스트: 바르셀로나의 경제포럼에 대해서는 무엇을 더 살펴볼 수 있을까요.

스티브: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경제포럼과 회담 조차 국왕은 스페인어인 카스테야노가 아닌 카탈루냐의 언어, 카탈란으로 발표할 정도로 신경을 써야 했습니다. 국왕과 국왕이 국빈으로 초대한 대통령까지 오는 초대형의 행사 속에서도 카탈루냐는 아랑곳 않고 My Way 를 주장하듯 자신만의 길을 걷겠다며 카탈루냐 주지사와 바르셀로나 시장 모두 공식 회의 및 만찬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할 정도로 대립각을 곤두세웠습니다.

그러나 국왕과 긴장 속에 있던 카탈루냐의 정치인들은 문 대통령의 등장과 함께 그분의 온화함에 무장해제 되듯 국왕에게는 눈길 한번 주지 않은 채 문 대통령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그분과만 대화를 나누려 합니다. 냉각된 분위기가 어느 정도 녹자, 국왕은 바로 사진 촬영 제안을 하고, 못내 떨떠름해 하면서도 중앙정부와 날선 관계에 있던 바르셀로나는 그렇게 해빙기를 가집니다. 그리고 산체스 총리는 일부 카탈루냐 정치범들의 사면석방을 발표합니다. 이를 두고 스페인의 권위있는 일간 El Mundo 에서는 바르셀로나에 한국이 평화를 가져다 주었다고 제목을 실었고^, 경제-정치 전문 일간지인 El Confidencial 는 왕가와 카탈루냐 주에 해빙기찾아왔다고 보도했습니다.^^

문 대통령님이 카탈루냐와 스페인 왕가에 남기고 간 평화가 지속되고, 정치, 경제적인 안정이 보다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기를 스페인 교민으로서 바랍니다.


호스트: 스티브,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끝으로 한마디 남길 말씀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스티브: 박용만 한-서 경제협력위원회장님을 수행하며 이런 말씀을 들었습니다. 미국, 중국과 같은 강대국 아닌 입장에서 국빈으로 초대받았다는 것은 단순한 외교차 방문이 아니다. 어떻게든 나라의 경제를 살리려는 비즈니스 외교이다. 그렇기 때문에 재계 유명인사들을 데리고 가서 경제회담을 여는 것이고, 기업인들도 그곳에 참석하고 싶어 한다. 생각해 보라, 해외에 자신의 기업을 알리고, 유명인사를 만나는 자리인데 누가 마다하겠는가. ^^^

그 말씀을 하신 이유에 대해 생각해 봤습니다. 정치적인 계산 이전에 국익을 위한 자리인데, 그걸 잘못 보는 사람들이 일부 있어서 그 점을 안타깝게 여기시는게 아닐까 하고요. 이미 한국을 떠난지가 15년이나 되었습니다. 더는 정치적인 입장과는 상관없는 대한민국의 한 사람일 뿐입니다. 문재인 대통령님의 이번 스페인 방문이 경제적인 실리 뿐 아니라 인도주의적 행보를 펼쳤다는 점에서 정말 자랑스럽고, 감사합니다. 한국 사람이라는 점이 더 없이 행복합니다. 이상입니다. 고맙습니다.


호스트: 스티브, 스페인에서의 생생한 현장 소식 처음으로 이렇게 들려줘서 고맙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다시 한번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스페인어로 채널 고정하시라 말씀드려야겠네요. Mantente seguro. Muchas gracias 대단히 감사합니다.

스티브: 네, 저 또한 이렇게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스페인에서 곧 뵙기를 바랍니다. ¡Hasta luego!


번외로, 여러분들의 무조건적인 응원과 격려 덕분에, 첫 영어 인터뷰를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이어서 바로 방송사로부터 섭외 전화를 받았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지구촌 곳곳의 소식을 전달하는 Global Now의 스페인 편 고정 출연 요청이었습니다. 흔쾌히 그리고 감사히 수락했습니다.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 덕분입니다. 이 글을 읽어 주신 한분 한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꾸준한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저도 성실히, 알차게 준비해서 읽고 듣는 시간이 아깝지 않을, 값진 정보와 읽을거리, 여운을 남기는 글로 여러분께 다가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브런치 문우님 여러분.


< 6월 25일자 아리랑 라디오 Korea Now 생방송 전화 인터뷰 녹화 영상 유튜브 링크 >



참고 인용 기사:

* La Razón기사 https://www.larazon.es/internacional/20210615/6miq4obhefcippr2q34mwma2pm.html

** EuropaPress 보도 https://www.europapress.tv/politica/577873/1/almeida-entrega-llave-oro-villa-madrid-presidente-corea-sur

***ABC 역사 칼럼 https://www.abc.es/internacional/abci-corea-pone-espana-centro-controversia-historica-mas-tres-siglos-202106181650_noticia.html

^El Mundo Opinión 칼럼 https://www.elmundo.es/espana/2021/06/17/60caebbde4d4d88e5c8b4615.html

^^El Confidencial 기사 https://www.elconfidencial.com/espana/cataluna/2021-06-17/aragones-leve-deshielo-generalitat-casa-real_3136460/

^^^ 서울 신문 기사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1061750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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