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군가의 라.이.벌.?
살면서 누군가를 경쟁상대로 삼거나 선망의 대상으로 바라보거나 하는 때가 있다.
어린 학생일 땐 짝꿍이나 반장이 될 수도 있고,
대학생 때는 킹카니 퀸카니 하는 친구일 수도 있고,
직장을 다니면 평판 좋거나 진급이 빠른 동기일 수 있다.
살아보니 별 거 없었다. 그 사람들이 평생 내 곁에 붙어 있는 것도 아니다.
있던 곳을 떠나서까지 내 삶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없었다.
그 당시에 그 친구 점수가 얼마인지, 몇 등인지, 고과가 어땠는지, 연봉이 얼마고, 어떤 차를 굴리는지 등등의 타인의 모든 것들이 의미 없어졌다.
내가 그 사람보다 나아서가 아니라 (낫는지 아닌지 알 수도 없다)
집착과 아집에서 떠나고 나니 자유해져서 그런 것이다.
잘 되었다는 소식 들으면 그래, 좋겠네 하고 마는 것이고,
행여나 잘 안 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면, 에휴, 안 됐네 하고 말면 그만이다.
한 때 저 사람만 넘어서면 뭐라도 되어 있었을 거라 상상했던 건
그저 어리석은 한 사람의 에피소드 한 편일 뿐이다.
살다 보니 재미난 건,
일개 소시민인 나도 누군가에게 경쟁상대의 대상이 되고, 모델이 되기도 했다는 점이다.
어렸을 때는 잘 모르겠다. 또래보다는 선생님에게 인정받는 게 좀 더 크긴 했다.
애들하곤 잘 못 어울렸기에 어른과 보내는 게 차라리 나았다는 걸 생각해 보면
왕따 까진 아니더라도 은따의 나름 생존전략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학생시절을 거쳐 학원 강사, 직장인, 그리고 가이드업을 천직으로 만난 오늘에 이르기까지.
시기인지 질투인지 모를 일이 내가 아닌 타인이 나에게 투사를 한다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
살다 보니 정말 별일이다. 헛웃음이 나온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찌질해 보이는 '나'란 인간이
그렇게 타인이 무언가로 삼을 대상이 될 정도라면,
불혹의 인생을 헛 산 것만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약간은 어깨뽕이 오를, 살랑살랑 봄바람에 붕붕 뜬 기분.
그러니 자신을 존중하고 자신감을 가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