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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퇴사 소망

회사에 대한 분노를 이용하자

사람은 글을 만들고, 글은 사람을 만든다.

by Spark

1. 누구나 사람은 상황에 내둘러진다.

2.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나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3. 이래서 내가 글을 읽고 쓴다.



근 며칠간 정말 너무 힘들었다. 연말인데 일이 너무 많았다. <- 이 말은 내 모든 힘겨움과 고통이 담기기에 부족한 것 같다. 내 인생 모토는 회사에서 그냥 주어진 일만 하는 거다. 딱 월급 받는 만큼만 일하는 거. 주변에 항상 말하지만 회사에 그리 오래 다닐 생각도 없다. 집에 가서 책 읽고, 공부하고, 브런치 글 쓰고 이런 데에 나의 신경을 더 집중하고 싶다. 근데 어느샌가부터 워라밸이 붕괴되고 운동조차 가지 못하게 되며 스트레스가 심각하게 쌓이게 됐다.


1. 그래 이런 상황에 놓인 것도 다 내가 자초한 일이다.

올해 정말 많이 아팠다. 회사에 들어오고 나서 만성 두통이 생기고, '오늘은 스트레스받지 말아야지!'하고 아침 일기를 쓰면서도 출근하고 10분 뒤면 욕지거리가 나온다. 근데, 나만 그런 거 아니다. 이 세상에 현존하는 직장인들의 고민일 것이다. 어떻게 보면 지금 이 회사에 지원서를 넣은 것도 과거의 나고, 좀 더 이른 나이에 은퇴 계획을 세울 생각 없이 허송세월을 보낸 것도 과거의 나다. 이런 점에서는 할 말이 없다.


2. 그러던 중 재테크하는 사람들의 교과서라고 불리는,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읽게 되었다. 사람은 누구나 상황에 내던져진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 상황에 사람들은 세 가지 분류로 나뉜다.


a. 현실에 순응하는 사람.

어쨌든 나에게 주어진 업무고 이걸 해야 다음 달, 그리고 다다음 달 월급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안정적으로 월급을 받는 것을 중요시 여기는 것 같다. 그리고 그리 큰 변화를 원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b. 분노하는 사람. (나다.)

분노한다. 모든 상황이 다 맘에 안 든다. 지금 받는 급여, 같이 일하는 사람들, 일의 정도, 그냥 나의 현실 생활, 온갖 것에 짜증이 난다. 더 웃긴 거는 스트레스를 받는 건 나지, 나의 분노를 유발한 모든 것들은 변하지 않는다. 그 자리에서 계속 머무르며 내일도, 내일모레도 나를 괴롭힌다. 애꿎게도 내 주변 사람들만 내 한탄을 듣느라 기운이 빠질 거다.ㅜ


c. 상황을 이겨내는 사람.

이 부류의 사람들은 대개 화를 낸다고 해서 상황이 나아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것. 즉, 나를 변화시키려고 한다. 자신의 마음가짐을 바꾸고, 지금 할 수 있는 선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 로버트 기요사키는 이러한 사람들을 사업가, 유투버 부읽남은 투자자라고 부르더라. 문제를 반기고 그거를 어떻게든 해결해내는 사람.


이거를 엊그제인가 처음 읽고 머리가 띵한 느낌이 들었다. 맞다. 항상 나는 분노에 가득 차 있다ㅠ 근데 집에 돌아오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다음 날에 출근하며 "하... 집에나 가고 싶다." 이런 말을 반복하는 것 같았다… 반성한다… 후


벗뜨 하나의 희망찬 소식. 책에서 말하길, 진정한 배움에는 '활력'과 '열정', '불타는 욕망'이 필요한데, 이 방정식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분노'라고 한다.


맞다. 하루라도 이 지옥 같은 회사에서 벗어나기 위해 집에 와서 브런치를 하고, 투자 공부를 하고, 경제 유튜브를 보고, 내 계획을 짠다. 항상 이러한 감정이 기본으로 깔려있었기 때문에 언제나 무얼 하려고 했다. 어떻게든 회사 월급이 아닌 다른 소득을 만들어내 보려고. 알아보다가 좌절하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아직도 막막한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항상 무엇인가를 하고 있을 거다.


3. 그리고 힘이 들 때마다 이미 성공한 사람들의 책을 집어 들게 된다.

이번에 정말 신기한 경험이 있었다. 일 특성상 펀드를 가까이서 접할 기회가 많다. 부동산 펀드 관련 업무를 하는데 왜 펀드가 직접 부동산에 투자하지 않고 꼭 SPC(특수목적회사)를 중간에 끼고 투자를 할까 궁금했었다. 그런데 책에 이런 내용이 나오더라. 부자는 회사를 차려 자산에 투자한다고. 이는 세금을 줄이기 위함이라고 했는데, 처음에는 이게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갔다.


나 같은 월급쟁이들은 봉급을 받을 때 세금이 원천징수되어 나온다. 이미 내 연봉에서 정부가 가져갈 건 다 가져가고 나에게 돈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기업 재무를 배웠다면 알겠지만, 기업은 쓸 비용을 다 쓰고 나서 그다음에 세금을 낸다. (EBITDA. Earning Before Interest, Tax,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 이자와 세금을 제하기 전의 순영업이익이다. 기업의 순영업이익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세금이 달라지기 때문에, 세금은 기업이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이 된다. 오 간만에 아는 거 나와서 넘 설렜다 ㅎㅎ) 펀드를 개인이라고 치환하면, 개인이 부동산 투자할 때 기업을 설립하여 세금을 절세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정말 소름이 돋았던 게, 이 문장을 읽자마자 위의 내 경험과 연결이 되어 나의 깨달음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바로 그럼 개인이 spc를 설립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라는 호기심이 생겼고, 조만간 서점을 또 뒤질 생각이다.


이렇게 정말 빡치고 짜증 나는 회사 속에서도 내가 얻은 경험이 도움이 되더라. 나도 조금은 위에서 언급한 C 부류의 사람에 가까워지지 않았을까... 2%라도... 그리고 회사에 정말 감사한 점이 있다. 이건 내가 아침 일기에 맨날 쓰는 부분인데, 나를 한시도 가만있지 않고 화나게 해 줘서 고맙다는 것이다. 우리 회사가 만약 일도 고만고만하고 내가 생활을 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더라면 이런 공부도 안 했을 거다. 근데 회사가 진짜 거지 같기 때문에 덕분에 이렇게 내가 한층, 아니 반층이라도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나는 계속 이렇게 지낼 거다. 회사는 내 장기적 목표를 해내기 위한 단기적 해결 방안일 뿐이다. 나는 계속 배움을 지속할 거다. 조만간 회사를 얼마나 더 다닐지, 그리고 그간 얼마만의 성과를 만들어 낼 것인지 계획을 짤 건데 아무리 단기적이어도 최소 2-3년은 있어야겠지..? 근데 이 2-3년의 스트레스를 참을 수 있는가 아닌가를 따져서 이직도 적극적으로 고려할 거고, 이직할 회사에서도 그리 오래 있지 않을 거지만 계속 공부를 해야겠다.


그리고 항상 글을 읽고 글을 쓸 것이다. 교보문고 앞에 '사람은 글을 만든다. 그리고 글은 사람을 만든다.'라는 느낌의 문구가 있었던 것 같은데,,, 사람이 만든 글보다 글이 만든 사람이 훨씬 많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 중 나도 있기를 바라며, 아좌좌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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