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 하나 잘 만들어 광고 열 편 부럽지 않은 마케팅 효과를 얻읍시다!
최근 TV, 인터넷, SNS 등 여러 매체에서 ‘쓱세권’이라는 단어를 쉽게 접할 수 있죠.
쓱세권은 신세계(ShinSeGae)’의 앞 글자 ‘쓱(SSG)’과 역세권의 ‘세권’을 합친 합성어입니다. 신세계․이마트 통합 온라인 몰인 ‘SSG닷컷’의 서비스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하죠.
쓱세권을 키워드로 활용한 홍보를 통해 SSG닷컴은 재미를 쏠쏠히 보고 있습니다. 영상 광고가 공개 즉시 화제를 모은 것은 물론 브랜드 인지도와 매출이 상승세를 달리고 있죠.
‘신조어’를 활용해 대박 친 마케팅 사례. 이런 사례는 쓱세권 뿐만이 아니죠.
또 다른 사례로는 팔도의 ‘괄도 네넴띤’이 있겠습니다. 팔도가 팔도 비빔면 출시 35주년을 기념해 지난 2월 한정판으로 출시한 괄도 네넴띤은 팔도 비빔면의 한글 자음과 모음을 모양이 비슷한 것으로 대체 표기해 멀리서 봤을 때 비슷한 단어로 보이는(착시 효과) ‘야민정음’을 활용한 신조어입니다.
팔도는 신조어 마케팅을 통해 주 소비층인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매출도 크게 늘었죠.
이외 신조어 마케팅 사례로는 롯데제과의 ‘롯샌(롯데샌드의 줄임말)’, CJ제일제당 스팸의 ‘야굽(야들하게 굽는다)’, ‘바굽(바짝 굽는다)’, ‘통먹(통째로 먹는다)’, ‘썰먹(썰어 먹는다)’ 등이 있겠습니다.
이렇듯 요즘 기업은 ‘야민정음’, ‘축약어’, ‘초성체’, ‘합성어’ 등 밀레니얼 세대가 좋아할 ‘마케팅용 신조어’ 만들기에 혈안입니다.
왜 그럴까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자사 ‘제품’을 잘 팔기 위해서죠.
하지만 좀 더 자세히 보면 “나(기업)는 소비자와 ‘소통’을 하고 있다. 그리고 젊은 세대와 소통을 할 정도로 난(기업) 젊다”라는 이미지 메이킹을 하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SNS 사용이 필수인 지금, 앞서 언급한 다양한 형태의 신조어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하나의 놀이이자 주요 소통 수단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 세대는 새로운 신조어가 나오면 호기심을 갖고 접근하고 흥미로운 신조어라면 SNS와 메신저를 통해 주변 사람에게 ‘공유’하죠. 이들의 공유가 갖는 확산 속도와 파급력은 어마어마합니다.
때문에 기업은 ‘제품 판매 증가+주 소비층인 밀레니얼 세대와의 소통’을 위해 브랜드나 제품 이름을 신조어로 만들고 친밀감과 동질감을 증대시키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트렌디함’을 놓치지 않음으로써 밀레니얼 세대와 동행하고 있다는 ‘영(Young)’한 느낌을 가지려고 하죠.
신조어를 아느냐, 알지 못하느냐에 따라 잘 노는 사람과 잘 놀지 못하는 사람, 요즘 사람과 옛날 사람을 나누는 요즘 상황에서 신조어를 활용한 마케팅은 더 심화될 전망입니다. 전체 인구의 30%가량을 차지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향후 20년간 소비의 중추 역할을 할 것이기에 이들에게 익숙한 언어로 소통해야 기업이 살아남기 때문이죠.
또한 이후 소비층인 Z세대(1995년 이후 태어난 19세 미만의 청소년)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보다 더 강력한 신조어 마케팅을 진행할 것입니다. Z세대는 언어의 간결함과 새로운 자극에 대한 호기심이 밀레니얼 세대보다 더 강하면 강하지, 약하진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신조어 마케팅은 장점만큼 ‘주의점’도 많습니다.
먼저 신조어의 무분별한 사용이 우리말의 정체성을 훼손하고 세대 간 소통을 단절한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부모 세대(50대 이상)가 자식을 통해 신조어를 접하고 있다곤 하지만 이해까진 어렵죠. 자칫하면 신조어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이해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세대 차이를 넘어 세대 불통이 올 수도 있는 것이죠.
그리고 신조어를 만들기 위해 단어의 남용이나, 표현을 억지로 끼워 맞출 경우 소비자가 거부감을 느끼는 역효과도 올 수 있습니다. 재미를 추구하다 욕만 먹고,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는 것이죠. 아직은 이런 사례가 적지만 기업의 신조어 활용 마케팅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자주 발생할 것입니다.
따라서 신조어의 무분별한 사용보다는 소비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니즈, 즉 ‘본질’을 파악하고 개발 및 마케팅에 나설 필요가 있겠습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그리고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맞는 신조어 마케팅이 진행돼야 기업이 소비자와 100% 소통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죠.
아무튼 신조어 하나 잘 만들어 마케팅을 진행하면 광고 열 편 부럽지 않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가성비’를 추구하는 우리 광고쟁이들은 오늘도 쌈박한 마케팅용 신조어를 만들기 위해 밤 날을 지새우고 있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머리만 쥐어뜯을 광고쟁이들... 모두 힘내고, 쌈박한 마케팅용 신조어 만들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