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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파클인터렉티브 Oct 28. 2019

"잘 만든 마케팅 신조어 하나, 열 광고 안 부럽다"

신조어 하나 잘 만들어 광고 열 편 부럽지 않은 마케팅 효과를 얻읍시다!

<출처> 신세계

최근 TV, 인터넷, SNS 등 여러 매체에서 ‘쓱세권’이라는 단어를 쉽게 접할 수 있죠.

쓱세권은 신세계(ShinSeGae)’의 앞 글자 ‘쓱(SSG)’과 역세권의 ‘세권’을 합친 합성어입니다. 신세계․이마트 통합 온라인 몰인 ‘SSG닷컷’의 서비스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하죠.

쓱세권을 키워드로 활용한 홍보를 통해 SSG닷컴은 재미를 쏠쏠히 보고 있습니다. 영상 광고가 공개 즉시 화제를 모은 것은 물론 브랜드 인지도와 매출이 상승세를 달리고 있죠.

<출처> 신세계

‘신조어’를 활용해 대박 친 마케팅 사례. 이런 사례는 쓱세권 뿐만이 아니죠.

또 다른 사례로는 팔도의 ‘괄도 네넴띤’이 있겠습니다. 팔도가 팔도 비빔면 출시 35주년을 기념해 지난 2월 한정판으로 출시한 괄도 네넴띤은 팔도 비빔면의 한글 자음과 모음을 모양이 비슷한 것으로 대체 표기해 멀리서 봤을 때 비슷한 단어로 보이는(착시 효과) ‘야민정음’을 활용한 신조어입니다.   

팔도는 신조어 마케팅을 통해 주 소비층인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매출도 크게 늘었죠.

이외 신조어 마케팅 사례로는 롯데제과의 ‘롯샌(롯데샌드의 줄임말)’, CJ제일제당 스팸의 ‘야굽(야들하게 굽는다)’, ‘바굽(바짝 굽는다)’, ‘통먹(통째로 먹는다)’, ‘썰먹(썰어 먹는다)’ 등이 있겠습니다.

<출처> 팔도

이렇듯 요즘 기업은 ‘야민정음’, ‘축약어’, ‘초성체’, ‘합성어’ 등 밀레니얼 세대가 좋아할 ‘마케팅용 신조어’ 만들기에 혈안입니다.

왜 그럴까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자사 ‘제품’을 잘 팔기 위해서죠.

하지만 좀 더 자세히 보면 “나(기업)는 소비자와 ‘소통’을 하고 있다. 그리고 젊은 세대와 소통을 할 정도로 난(기업) 젊다”라는 이미지 메이킹을 하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SNS 사용이 필수인 지금, 앞서 언급한 다양한 형태의 신조어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하나의 놀이이자 주요 소통 수단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 세대는 새로운 신조어가 나오면 호기심을 갖고 접근하고 흥미로운 신조어라면 SNS와 메신저를 통해 주변 사람에게 ‘공유’하죠. 이들의 공유가 갖는 확산 속도와 파급력은 어마어마합니다.

때문에 기업은 ‘제품 판매 증가+주 소비층인 밀레니얼 세대와의 소통’을 위해 브랜드나 제품 이름을 신조어로 만들고 친밀감과 동질감을 증대시키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트렌디함’을 놓치지 않음으로써 밀레니얼 세대와 동행하고 있다는 ‘영(Young)’한 느낌을 가지려고 하죠.

<출처> 픽사베이

신조어를 아느냐, 알지 못하느냐에 따라 잘 노는 사람과 잘 놀지 못하는 사람, 요즘 사람과 옛날 사람을 나누는 요즘 상황에서 신조어를 활용한 마케팅은 더 심화될 전망입니다. 전체 인구의 30%가량을 차지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향후 20년간 소비의 중추 역할을 할 것이기에 이들에게 익숙한 언어로 소통해야 기업이 살아남기 때문이죠. 

또한 이후 소비층인 Z세대(1995년 이후 태어난 19세 미만의 청소년)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보다 더 강력한 신조어 마케팅을 진행할 것입니다. Z세대는 언어의 간결함과 새로운 자극에 대한 호기심이 밀레니얼 세대보다 더 강하면 강하지, 약하진 않기 때문이죠.

<출처> 픽사베이

하지만 신조어 마케팅은 장점만큼 ‘주의점’도 많습니다.

먼저 신조어의 무분별한 사용이 우리말의 정체성을 훼손하고 세대 간 소통을 단절한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부모 세대(50대 이상)가 자식을 통해 신조어를 접하고 있다곤 하지만 이해까진 어렵죠. 자칫하면 신조어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이해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세대 차이를 넘어 세대 불통이 올 수도 있는 것이죠.

그리고 신조어를 만들기 위해 단어의 남용이나, 표현을 억지로 끼워 맞출 경우 소비자가 거부감을 느끼는 역효과도 올 수 있습니다. 재미를 추구하다 욕만 먹고,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는 것이죠. 아직은 이런 사례가 적지만 기업의 신조어 활용 마케팅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자주 발생할 것입니다.

따라서 신조어의 무분별한 사용보다는 소비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니즈, 즉 ‘본질’을 파악하고 개발 및 마케팅에 나설 필요가 있겠습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그리고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맞는 신조어 마케팅이 진행돼야 기업이 소비자와 100% 소통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죠.


아무튼 신조어 하나 잘 만들어 마케팅을 진행하면 광고 열 편 부럽지 않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가성비’를 추구하는 우리 광고쟁이들은 오늘도 쌈박한 마케팅용 신조어를 만들기 위해 밤 날을 지새우고 있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머리만 쥐어뜯을 광고쟁이들... 모두 힘내고, 쌈박한 마케팅용 신조어 만들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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