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말하기 어려운 과거나 크고 작은 상처 하나쯤은 마음에 담아두고 살아갈 것이다. 상처는 단순히 지나간 사건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규정하고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힘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트라우마를 마주하게 하는 트리거가 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상처를 어떻게 다루어 나가는가는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평생의 과제이자 숙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마다 그 방식은 다르다. 어떤 이는 분노에 사로잡히고, 또 어떤 이는 복수심으로 살아가며, 혹은 아무렇지도 않은 척, 상처를 외면하고 덮어두려 애쓰다가, 끝내 그것에 짓눌려 우울 속에 침잠해 버리기도 한다. 다른 사람의 상처는 가벼워 보이는데, 나의 상처는 결코 가볍지 않고, 쉽게 사라지지도 않는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상처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마주하고, 어떤 의미로 새롭게 만들어 가는가이다. 고통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우리는 그것을 발판 삼아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상처는 나를 넘어뜨리는 무게가 아니라, 더 단단하게 만드는 토대가 될 수 있다. 그 순간, 과거의 아픔은 단순한 고통이 아니라 성숙과 성장의 흔적으로 변한다.
‘나의 작은 무법자’의 주인공 더치스는 스스로를 무법자라 칭하며 강하게 살아왔지만, 계속해서 벌어지는 상황을 이겨내기에 아직 작은 십대 소녀일 뿐이다. 아이가 자라고 성장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어쩐지 먹먹한 기분을 마주하게 된다.
삶은 누구에게나 불완전하고, 때때로 가혹하다. 하지만 결국 상처를 끝내 이겨내는 몫은 오직 우리 자신에게 있다. 넘어져도, 무너져도, 다시 일어서는 힘은 결국 내 안에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나면, 상처는 더 이상 나를 가두기 위한 것이 아니라, 더 큰 자유와 의미를 향해 나아가게 하는 또 하나의 출발점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