밈과 단어의 숨겨진 주인공, 알고리즘 시대의 언어 전쟁

by 반선

언어는 쓰는대로 파생되고, 쓰이지 않으면 사라지는 만큼, 계속 변해가는 것이 생명이 있는 것만 같다.

별걸 다 줄인다 싶으면서도, 신통방통한 신조어들이 나타나면 웃음이 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온라인 댓글과, 소셜미디어 속에서 신조어들이 새로 생겨나고 사라지는 주기가 굉장히 빨라지면서 따라가기가 어지러울 때도 있다. 이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적인 현상이며, 흥미롭게도, 이렇게 빠른 언어의 변화를 이끄는 데 소셜미디어 알고리즘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Adam Aleksic는 그의 저서 『Algospeak』에서 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한 열혈 너바나 팬이, 커트 코베인이 세상을 떠난 지 30주기에 존경을 표하고 싶어 시애틀의 팝 컬처 박물관에서 주최하는 추모 전시를 찾았다. 그런데 막상 도착해 가장 먼저 마주한 안내문을 보고 깜짝 놀란다. 그곳에는 그 팬이 가장 좋아하는 가수가 스스로 생을 마쳤다는 문구도, ‘자살했다’는 표현도 없었다. 대신 이렇게 적혀 있었다는 것이다.


“커트 코베인은 27세에 스스로를 un-alive 했다.” (살지 않게 되었다)


인터넷에서 검열을 피하기 위해 만들어진 한 단어가 오프라인, 그것도 공적인 자리에서 사용된 사건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는 신조어가 더 이상 인터넷 세대의 단순한 언어 파괴 현상으로 치부될 수 없으며, 오히려 새로운 언어의 생성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과거에는 일상적으로 쓰였지만 이제는 거의 사용되지 않아 의미조차 잊힌 한자어와 아름다운 우리말들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러한 단어들을 되살리고 계승하는 노력이 분명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만이 유일한 답은 아닐 것이다. 언어는 본래 살아 움직이며 변화하는 것이라면, 다양한 연령과 세대가 각자의 방식으로 쉽게 표현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장을 여는 방법을 고려하고 노력하는 것 또한 중요하지 않을까?


<Question>

최근에 들은 신조어 중에서 특히 기발하다고 느낀 표현이 있나요?

좋아하지만 점점 사라져 간다고 느껴져서 속상한 나만의 단어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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