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으로 펼쳐지는 세상을 넘어 | 인생을 수 읽다

by 반선

바둑을 두는 사람들의 글에는 그들의 바둑이 담겨 있다. 한 수를 두기 전 수많은 가능성을 머릿속에서 그려보고, 상대의 대응을 예측하며, 미래를 내다보는 그들의 태도는 글쓰기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예전에 읽었던 조훈현의 『고수의 생각법』이 떠오른다. 바둑의 거장이자 스승으로서 삶을 성찰하는 그의 책 역시, 빼곡한 바둑알이 하나씩 채워쳐 가는 조용한 전투를 삶으로 살아낸 그의 인생과 사고방식을 고스란히 나타내고 있었다. 이세돌의 『인생의 수 읽기』 또한, 바둑으로 가득 찬 한 사람의 인생과 그 안에 녹아든 가치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담겨있다. 나는 고수들의 인생을 엿보는 듯한 독특한 재미를 기대하며 책을 집어 들었다.

바둑.png


바둑은 신비롭다. 겉으로는 고요하지만, 바둑판을 마주하고 앉은 두 사람의 내면은 이미 불타는 전장 한가운데서 치열한 전투를 벌인다. 바둑이 종종 스포츠이자 예술이라 불리는 이유는 그래서이지 않을까.


『인생의 수 읽기』는 바둑에 관한 책인 동시에, 우리 모두의 삶에 관한 책이다. 인생은 누구에게나 예측 불가능한 국면을 던져주고, 때로는 손해를 감수해야 할 순간도, 과감히 승부를 걸어야 할 순간도 찾아온다. 바둑판 위에서처럼, 우리의 삶도 수많은 선택과 고민 속에서 항해를 거듭한다.


내 인생의 수 읽기는 지금 어떠한가? 지금의 선택이 과연 다음 수를 위한 최선의 포석이 될 수 있을까? 혹은 이미 잘못된 수를 두었다 해도,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을까? 이세돌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우리는 스스로의 답을 찾아 나서게 될 것이다.

keyword
이전 02화핵전쟁 24분: 인류 문명의 종말 시나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