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SPMAGAZINE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우리는 왜 클럽하우스에 열광하는가?

스플매거진_2월 둘째 주_에디터스 토크

최근 1~2주간 SNS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는 단연 ‘클럽하우스’였는데요. ‘클하’라는 줄임말로도 불리는 이것은 초대받아야만 가입할 수 있는 음성 기반의 폐쇄형 SNS입니다. 실리콘밸리의 창업자 폴 데이비슨과 구글 출신 로한 세스가 만들어 2020년 3월 공개한 이후 출시 1년도 안 돼 200만 명 이상이 가입하는 등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현재까지는 아이폰, 아이패드 운영체제인 ios에서만 다운로드 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클럽하우스를 하기 위해 아이폰으로 기기 변경을 하고, 아이패드를 구입했다는 이야기도 종종 들려올 정도인데요. 이용에 제약이 많은 이 서비스에 우리는 왜 이렇게 열광하는 것일까요?



클럽하우스의 특징 1. 음성 기반 SNS


클럽하우스는 얼굴이 공개되지 않고, 텍스트로 이야기를 나누지도 않으며 오로지 음성으로만 대화를 나눈다는 점에서 스푼라디오, 팟캐스트 같은 플랫폼과 유사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1대 다수가 아닌 ‘다수 대 다수’로 실시간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이 차별점인데요. 또한 최근까지 유행했던 숏폼 플랫폼들과는 좀 더 아날로그적인 상반된 서비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모더레이터(방장)가 선택한 스피커들과 대화하는 것을 참여자들은 들을 수 있으며, 이때 ‘손 들기’를 통해 참여 의사를 밝히면 청취자 또한 대화에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참여형 SNS입니다. 대면 소통이 아니고, 얼굴도 보이지 않기 때문에 낯을 가리는 이들 또한 거부감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죠. 반대로 이야기를 종료하고 싶으면, 언제든 스피커에서 내려올 수 있습니다. 방에서 나가는 것 또한 자유자재이지만 동시에 여러 개의 방에 입장은 불가합니다. 


클럽하우스의 가장 큰 장점은 친구가 아닌 사람과도 자유롭게 청취 및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평소엔 만나기 힘든 유명인들의 이야기를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전 세계인들이 열광하고 있는데요. 현재 클럽하우스의 가치는 10억 달러(약 1조 1200억 원) 규모에 이른다고 합니다.



클럽하우스의 특징 2. 폐쇄성


클럽하우스는 공개된 SNS가 아닙니다. 기존 이용자들에게 초대권을 받아야만 가입할 수 있는 SNS로 조건적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초대권을 주고받는 행위에도 특이한 점이 있는데요. 프로필을 클릭하면, 어떤 이의 초대로 가입했는지 이력 또한 영원히 남게 되어 클럽하우스 상에서는 이를 두고 족보라고 칭하기도 합니다. 


실제 지난 주말 참여하던 방에 입장한 ‘클럽하우스’ 개발자로부터 초대를 받은 이를 ‘순혈통 족보’를 가졌다고 소개하더라고요. 마치 중세시대 사교모임 같았다고 할까요? (얼마 전 넷플릭스에서 ‘브리저튼’을 보았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지만요.)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는 이미 클럽하우스 초대권이 2~3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고, 족보 있는 셀럽의 초대권의 경우 100만 원에 육박할 정도라고 하니 계급사회의 한 단면을 본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합니다. 실제 클럽하우스 후기를 찾아보면, 아무나 누릴 수 없는 특권을 누리고 있는 것처럼 남겨둔 이들도 있더라고요. SNS계의 펜트하우스인가요?



클럽하우스의 특징 3. 다양성


국내에 클럽하우스가 자리 잡기 시작한 몇 달 전만 해도 개발자, 테크 종사자들이 사용자의 대부분이었는데요. 하지만 21년 1월 들어 다양한 직종, 직군별 종사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개설되는 방의 주제도 이전과는 많이 달라진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보의 다양성을 자유롭게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클럽하우스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은데요. 심지어 어떤 방에선 뮤지션을 초청하여 온라인 콘서트를 개최하기도 합니다. 어떤 방은 주제 없이 만나, 주제를 찾아가는 대화를 나누기도 하죠. 시사, 정치, 스타트업 규제 등의 무거운 토론은 물론 취미, 연애 등 가벼운 대화도 가능한 곳입니다.


코로나19 시대가 장기화됨에 따라 줌에서 화상 미팅을 통해 만나던 이들이, 어느덧 꾸미지 않고도 편안하게 침대 위에 누워서 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교류의 장을 개척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클럽하우스는 대화 내용이 녹화, 녹음되지 않아 나눈 대화는 휘발되어 사생활이 보호된다는 장점도 있지만, 마음먹고 대화를 발췌하려고 하면,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대화를 나눌 때 조심할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실제 지난주에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 의장,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이승건 대표 등이 참여한 방에서 나눈 대화가 바로 기사화된 사례가 있어, 솔직하고 편안한 대화의 장으로 각광받던 클럽하우스의 묘미가 사라지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과 우려가 한동안 클럽하우스 내에 감돌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장점이 훨씬 많이 존재하는 서비스인만큼, 당분간 클럽하우스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누군가는 라디오를 틀어 두는 것처럼 일할 때나 집에 있을 때 습관처럼 틀어 두고 다양한 세상을 접하고 있다고 하고, 누군가는 쉽게 접하기 힘들었던 각계각층 유명인들과 친밀하게 대화할 수 있어 좋다고 합니다. 폐쇄형 SNS이지만, 그 안에서의 확장성은 무한한 상반된 매력을 가지고 있죠. 

최대 5천 명까지 수용 가능한 방에서 여러 명이 동시에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놀라운 기술에, 피씨 통신 시절 유행하던 방장이 방을 만들어 초대하는 아날로그적 감성을 더한 새로운 서비스의 행보가 흥미로운 이유입니다. 


당신은 클럽하우스에 초대받으셨나요?






▼ 다양한 이야기가 있는 스파크플러스 바로 가기 ▼ 


매거진의 이전글 OTT 서비스 전쟁의 서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